비규제지역 아파트의 역설…청약 봄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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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규제 장기화에주택 분양시장에서 강도 높은 규제가 장기화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비규제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비규제지역은 청약 자격이 까다롭지 않고 전매도 자유로운 편이다. 비규제지역에서 공급되는 아파트가 최근 인기를 끄는 배경이다.
비규제지역으로 눈돌려
3년4개월 만에 분양 재개된
충남 아산 '청약 고공행진'
초기 계약 저조했지만
김포·고양지역도 '완판'
탕정 지웰시티푸르지오, 청약경쟁률 40 대 1충남 천안·아산지역은 미분양 아파트와 분양 대기물량이 넘쳐나던 곳이다.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아산시는 2017년 말께 해제됐지만, 천안시는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 3년4개월 만에 아산에서 아파트 분양이 재개됐다. 천안과 인접한 탕정지구에서 공급된 ‘탕정 지웰시티 푸르지오’(1521가구)였다. 침체된 아산 주택시장에서 오랜만에 공급되는 데다 대단지라는 물량 압박과 3.3㎡(평)당 약 1000만원의 분양가는 부담이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청약 결과는 달랐다. 1000여 가구 공급에 4만 명 가까이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40 대 1에 육박했다. 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탕정 지웰시티 푸르지오의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C1블록과 C2블록 모두 1순위 해당지역에서 마감했다. C1블록은 특별공급을 제외한 448가구 공급에 해당·기타지역 총 1만9155명이 청약해 평균 청약경쟁률이 42.76 대 1을 나타냈다. C2블록은 특별공급을 제외한 544가구 모집에 해당·기타지역 총 1만9443명이 청약했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35.74 대 1이었다.
시행을 맡은 신영시티디벨로퍼 관계자는 “천안·아산 부동산시장은 세부적으로 보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새 아파트에 대한 선호현상과 구도심의 노후화로 신도시로 갈아타기 위한 대기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탕정지구의 ‘불당 지웰푸르지오’(전용 84㎡)는 2017년 6월만 하더라도 3억8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해 12월에는 5억27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1년 반 동안 38.6% 거래가가 뛰었다.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에서 지난 2년 동안(2017년 1월~2018년 12월) 아파트 매매가격이 각각 -1.72%, -3.56%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규 분양도 줄줄이 나와
청약뿐만이 아니다. 분양에서 초기계약이 다소 저조해도 실수요자의 관심을 받으면서 아파트 물량이 소진되고 있다. GS건설과 삼호DSD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위시티2지구(식사2지구) A2블록에서 공급하는 1333가구의 ‘일산자이 3차’ 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동국대 일산병원 근교에 마련된 모델하우스도 이달 폐관할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초기 계약에서 수백 가구의 미계약분이 발생했지만, 실수요자가 꾸준히 몰렸다”고 설명했다.한화건설은 경기 김포시 풍무5지구에 공급한 ‘김포 풍무 꿈에그린 유로메트로’(1810가구)의 분양이 완료됐다고 최근 밝혔다. 이 단지는 2014년부터 4년간 임대 아파트로 운영했고, 2017년 10월 분양 아파트로 전환됐다. 이후 약 16개월 만에 전 세대 계약을 완료했다. 대우산업개발이 대구 동구 신암동에서 분양했던 ‘이안 센트럴D’ 역시 비규제지역임에도 아파트와 오피스텔 계약이 모두 마무리됐다.
비규제지역에서 신규 분양도 잇따를 예정이다. 비규제지역에서는 만 19세 이상이라면 유주택자나 세대원이라도 청약 신청이 가능하다. 전매제한기간도 6개월 정도다. 다만 분양권도 주택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개별 단지별로 분양가나 조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벽산엔지니어링은 경기 시흥시 월곶동 1008 일원에 들어서는 ‘시흥월곶역 블루밍 더마크’(270가구)를 공급 중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경기 평택시 합정동 34 일대에 짓는 ‘평택 뉴비전 엘크루’(1396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강원 원주시 무실동에서 ‘원주 더샵 센트럴파크’를 공급하고 있다.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으로 조성되는 아파트로 4개 단지, 2656가구의 대단지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