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커질 한국당 싱크탱크…누가 원장 맡나 '촉각'

황교안 대표, 4일 당직 임명

총선 앞두고 기능 정상화 필요…원장에 비박계 김세연 등 거론
비서실장 박완수·추경호 물망…사무부총장 비박계 발탁 관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번주 주요 당직 인선 결과를 발표한다. 사무총장에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통하는 한선교 의원이 내정된 가운데 정치권에선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을 누가 맡을지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당 고위 관계자는 3일 “황 대표가 두 명의 부총장과 여연 원장, 수석대변인, 당대표 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를 이르면 4일 임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사무총장 외에 가장 주목을 끄는 당직은 여연 원장이다. 국내 첫 정당 산하 연구소인 여연은 과거 “정권 창출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명성이 높았다. 여론조사 기능도 막강했다. 지지율이 박빙이라 대다수 조사기관에서 혼선을 빚었던 2012년 대선 때도 여연 조사가 가장 정확했다. 그러나 2017년 대선과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조사 결과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지방선거 당시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중 여연이 승리를 점친 곳은 최대 9곳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한국당은 대구와 경북 등 두 곳만을 얻는 데 그쳤다. 홍준표 대표-김대식 원장 체제 때는 “탄핵 정국과 지방선거 등으로 여연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당대표 출장 보고서나 만드는 어용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황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당내에서는 내년 총선과 2022년 대선을 대비해 여연 기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한 한국당 중진 의원은 “‘보수의 몰락은 여연의 추락에서 비롯됐다’는 말도 있지 않냐”며 “이번 원장 인선은 여연 정상화의 첫 번째 단계”라고 했다.다른 중진 의원은 “과거 선거 때마다 오판한 전례를 밟지 않으려면 전문성을 갖춘 동시에 당대표 ‘입맛’에 맞출 필요가 없는 당외 인사나 비박(비박근혜)·중립계 인사를 기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비박계 중에선 3선의 김세연 의원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금정에서 내리 3선을 한 김 의원은 개혁 성향의 소장파 의원으로 분류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탈당해 바른정당(바른미래당 전신)에 합류했다가 복당했다. 그는 황 대표 당선 직후 사무총장 하마평에도 이름을 올렸다.

황 대표가 ‘통합’을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만큼 두 명의 부총장 자리는 비박계·탈당파 인사로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친박계보단 비박계와 가깝다는 평가를 받은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사무총장엔 비박계 김용태 의원을 임명한 대신 두 명의 부총장엔 범친박계로 분류되는 김성원·김석기 의원을 앉혔다.

다만 당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에는 예전부터 황 대표와 가깝다고 알려진 박완수·이헌승·추경호 의원 등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수석대변인에는 민경욱·전희경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