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아부다비 국영석유社에 지분 투자 '저울질'

SK이노베이션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에 지분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최근 방한을 계기로 SK그룹과 ADNOC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DNOC는 정유사업을 하는 자회사 ADNOC 리파이닝의 지분 매각을 통해 아시아에서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이탈리아 에너지 회사 ENI와 오스트리아 에너지 회사 OMV에 20%, 15%씩 총 35%의 지분을 팔기로 결정했다. 아시아 에너지 회사로부터도 투자를 받기로 하고 입찰을 진행 중이다. 매각 대상은 ADNOC 리파이닝 지분 약 10%다. SK도 입찰 참여를 고려하고 있다. ADNOC는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전망이다.ADNOC 리파이닝은 아부다비 인근에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정유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에 92만2000배럴을 생산한다. 이 회사는 투자받은 돈으로 공장을 증설해 2025년까지 정유 제품 생산량은 두 배, 화학 제품 생산량은 세 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지로 수출도 늘리기로 했다. 이 같은 사업 확장을 위해 유럽과 아시아의 전략적 투자자를 찾아 나섰다. 지분 10%를 인수하면 이사회 의석도 확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이노베이션이 아시아의 다른 경쟁사들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NI와 OMV는 ADNOC 리파이닝 지분 35%를 58억달러(약 6조5000억원)에 사들였다. 이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10% 지분 가치가 최소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SK는 이 가격이 다소 높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창재/정영효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