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타누깐 상대 4타 차 역전승 박성현 "우즈 만난 덕인가…"

4R서 그린적중률 94%, 드라이브샷 281야드 등 압도적 경기력
"우즈가 만일 이 인터뷰를 본다면 좋은 에너지를 받은 덕에 이뤄낸 우승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3일 싱가포르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성현이 2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만남으로 좋은 기운을 받았다고 밝혔다.

평소 우즈의 팬으로도 유명한 박성현은 2월 테일러메이드 광고 촬영으로 우즈를 만났는데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즈로부터 연락 받은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 "우즈의 전화번호를 모른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날 4라운드에서 드라이브샷 비거리 281야드, 페어웨이 적중률 85.7%(12/14), 그린 적중률 94.4%(17/18), 퍼트 수 27개 등을 기록한 박성현은 말 그대로 우즈의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세계 1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상대로 3라운드까지 4타 차 열세를 뒤집은 것은 이번 시즌 내내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전망이다.

다음은 박성현의 경기 후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 통산 6승 소감은.
▲ 굉장히 얼떨떨하다.오늘 경기는 너무 만족스럽다.

하루 정도 몰아치는 날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마지막 날에 나와서 굉장히 기쁘다.

-- 이렇게 시즌 첫 승이 빨리 나올 줄 알았는지. 또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 아시아 대회에서 고전했는데.
▲ 첫 승이 이렇게 빨리 나오리라고 전혀 몰랐다.작년에는 샷 등이 불안정했고, 그래서 경기를 풀어가기 어려웠다.

올해는 겨울 훈련이 굉장히 좋아서 전체적으로 더 단단해진 것 같다.

-- 오늘 결과로 시즌 5승 목표를 수정할 것인가.

▲ 아니다.

아직 네 번 더 우승해야 하므로 목표 변화는 없다.

-- 1라운드 36위에서 마지막 날 우승까지 한 비결은.
▲ 매 샷에 집중했다.

날씨가 더워서이기도 했지만 우산을 들고 다녔는데 그러면서 코스를 더 잘 살피게 되면서 집중력도 좋아졌다.

또 아시아 대회에는 한국에서 많은 팬 여러분이 오셔서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도 갖게 된다.

-- 동타이던 이민지가 14번 홀 보기를 하고, 16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2타 차가 됐다.

▲ 14번 홀 상황은 알지 못했다.

16번 홀 버디를 하고 나서야 2타 차가 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 2, 3라운드에 모두 후반 9홀에서 부진했는데 오늘은 버디만 4개를 잡았다.

▲ 3라운드를 마치고서는 어머니가 '피곤하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하지만 하루가 더 남았다고 생각했고, 마지막 날 잘 할 자신이 있었다.

그린이 딱딱하기 때문에 두 번째 샷에 더 신경 쓴 것이 효과를 봤다.

-- 쭈타누깐과 세계 1위 경쟁에 대한 생각도 있는지.
▲ 물론이다.

올해 목표 중 하나가 다시 세계 1위가 되는 것이다.

-- 타이거 우즈로부터 연락받은 것은 없나.

▲ 우즈의 전화번호를 모른다.아마 우즈가 이 인터뷰를 본다면 우즈로부터 좋은 에너지를 받아 이번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