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유럽에 제2 배터리공장 설립 추진…'톱3' 증설 경쟁

2020년까지 생산능력 110GW로 확대 목표…삼성·SK도 잇따라 시설투자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업체들이 최근 공격적인 시설투자에 앞다퉈 나서는 가운데 LG화학도 유럽에 제2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으로 4일 알려졌다.업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LG화학이 유럽에 두번째 배터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오는 2020년까지 생산능력을 110GWh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앞서 폴란드 브로츠와프의 배터리 공장 증설에 6천513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곧바로 제2공장 건설 검토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 지역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나 BMW, 벤츠, 아우디 등 메이저 자동차 업체들의 본사와 생산공장이 있는 독일의 인근 국가를 위주로 검토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폴란드는 여러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독일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투자 규모는 중국 난징(南京) 공장 증설 때의 1조원대 수준에 다소 못 미치는 수천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계획이 확정될 경우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유럽 투자 규모는 올 1분기에만 2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앞서 지난 27일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제2공장 설립에 약 9천5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고, 뒤이어 삼성SDI도 5천600억원 규모의 헝가리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도 독일 배터리 공장을 100GWh 규모로 키우겠다며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아시아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유럽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들어 배터리 공급선 다변화에 나서면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독일 다임러는 최근 글로벌 업계 8∼9위 수준인 중국 '패러시스'와 140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폴크스바겐도 10위권 밖의 SK이노베이션과의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