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신한·삼성카드로 현대차 못산다…5개 카드사 가맹계약 '해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앞으로는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 등 5개 카드로는 현대차를 구입할 수 없게 된다. 카드 수수료율을 놓고 카드사와 마찰을 빚어온 현대차가 가맹 계약 해지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현대차의 이 같은 조치가 카드 수수료 인상을 놓고 카드사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통신사, 유통업계에 얼만큼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오는 10일부터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 등 5개사와 가맹점 계약을 해지한다.

앞서 현대차는 수수료율을 이달부터 인상한다는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통보에 두 차례 이의제기 공문을 발송했다. 기존 수수료율을 유지한 상태에서 수수료율을 협의하자고 나섰으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계약 해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카드사들에 수수료율에 대한 근거자료 제시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카드사들은 1일부터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 답변으로만 일관했다"며 "일부 카드사 계약 해지로 인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주의 유예를 두고 10일부터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수수료 협상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다. 유예 기간 중이나 계약 해지 후라도 카드사와 수수료율을 협상할 수 있다 얘기다. 현대차는 BC·NH농협·현대·씨티카드와는 기존 수수료율 유지한 채 수수료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아차도 11일부터 신한·KB국민·삼성·롯데·하나카드 등 5개사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기아차 역시 BC·NH농협·현대카드와는 현행 수수료율을 유지하며 협상을 진행 중이다.

카드사들은 연매출이 500억원 초과하는 대형가맹점에 이달 1일부터 수수료율을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금융당국은 최근 마케팅비용률 상한의 적용 구간을 2단계에서 3단계로 세분화하면서 500억원 초과 구간은 기존 0.55%에서 0.8%로 올렸다. 카드사들이 대형가맹점에 보낸 인상안도 0.2%포인트 내외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이번 조치로 가맹점 계약 해지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통신사, 유통업계 등도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상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와 이마트, 롯데마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은 카드사가 통보한 수수료 인상안에 이의를 제기한 상황이다. 인상안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며 추가 협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들은 이달 말까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카드업계는 계약 해지에 따른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오늘 오전 현대차로부터 일주일 후 가맹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가맹점 계약 해지로 고객 불편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협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