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경협주 시나리오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이 국내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증시 급락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단기 조정 후에는 긍정적인 접근을 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한국 증시는 오후 들어 매물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가 1.76% 급락했다. 이날 있었던 북미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지면서 실망 매물이 나왔다. 시장 일각에서는 2017년 8월 북미간의 마찰이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와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급등한 남북경협주의 타격이 가장 컸다. 회담 결렬로 남북경협 관련 130개 종목의 주가는 평균 10.35% 하락했다. 전체 시가총액은 134조594억원에서 128조4629억원으로 5조5965억원 줄었다. 아난티 현대엘리베이 현대건설 현대로템 일신석재 좋은사람들 등 금강산 관광, SOC 확대, 개성공단 사업 등과 관련한 기업들의 하락폭이 컸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는 양국의 발표를 고려할 때 낙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관측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공동번영을 향한 그간의 논의가 다시 원점회귀할 개연성은 낮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영변 핵시설을 포기할 뜻을 내비쳤고 미국 대통령은 UN 안보리 제재 해제, 미국 의회의 제재 해제 없이도 어느정도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은 협상 결렬 이유를 상대방에게 떠넘기면서도 대화는 이어갈 것을 천명했다.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회담을 굉장히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마무리했고 계속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북한 또한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극단적인 사태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남북경협주 역시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나, 상승폭을 되돌린 후에는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협상의 틀이 무산된 것은 아니며 양쪽이 상호동의할 수 있는 합의조건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최근 3개월간 정상회담 기대로 상승했던 부분을 되돌린 후에는 다시 긍정적인 접근을 해봄직하다"고 말했다.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상승의 시발점이었던 지난해 4월27일 제1차 남북정상회담 직전 수준까지의 추가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북한의 전향적 입장 선회와 중국의 적극적 개입이 구체화 되는 경우에는 경협주를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현 시점에서 추격매도는 실익이 없어 보인다"며 "단기 이벤트보다는 북미 관계의 방향성에 집중 하는 외국인 투자자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지난달 28일 급락 당시 북한 관련주 중 일부 종목에서 외국인 대량 순매수 유입이 관찰됐다. 개성공단 관련주인 신원과 좋은사람들 등이다.

이번 합의 실패를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투자대안으로는 그간 대북 이슈와 무관한 행보를 보였던 바이오 제약 등이 꼽힌다. 대북 경협주 후퇴와 함께 전술적 유용성이 한층 더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외에 중국의 경기부양정책에 따른 국내 수혜주로는 자동차 화학 증권 등이 거론된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