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유치원생 학부모 불편…"황당하고 화난다"

이덕선 운영 유치원 포함해 일부 사립 '자체돌봄' 운영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유치원 무기한 개학 연기 첫날인 4일 사립유치원이 가장 많은 경기지역 학부모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그러나 일부 사립유치원에서 자체돌봄을 운영하기로 하면서 우려됐던 '보육 대란'은 없었다.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지역 5개 사립유치원의 개학 연기에 대비해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권선구 세류유치원(단설)에는 맞벌이 부부 자녀들이 도착했다.
맞벌이 부부를 대신해 손자를 유치원에 데려온 송모(68)씨는 "자녀 부부가 맞벌이인 데다가 나도 하늘 일이 있어 아이들 온종일 봐줄 수가 없는 상황이라 긴급돌봄을 신청했다"라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5세, 7세 남매의 손을 잡고 세류유치원에 온 맞벌이인 최모씨 부부도 "개학을 연기한다는 문자를 주말에 갑자기 보내놓고는 그 뒤로 원장도 교사도 연락이 되질 않았다"라며 "너무 황당하고 화가 났다"라고 말했다.그는 "올해 처음 유치원을 보내는 거라 아이 기대도 컸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유치원을 보냈을 것"이라며 "개학연기는 아주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직장을 가야 한다며 황급히 발걸음을 옮긴 최씨 부부는 "개학연기가 길어지면 어린이집이나 다른 기관을 알아볼 것"이라고도 했다.

개학연기를 고수하던 한유총 소속 일부 사립유치원이 이날 자체돌봄을 제공하면서 '보육 대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성 동탄의 A유치원도 지난 주말 학부모들에게 '이 상황이 해결될 때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하겠다'고 알려왔다.개학 연기 유치원이 대거 몰린 용인지역 대형 사립유치원들도 이날 자체돌봄을 하기로 했다
사립유치원들의 자체돌봄으로 긴급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국공립 유치원과 초등학교 돌봄교실은 대체로 한산했다.
긴급돌봄 신청자가 10여명인 용인 손곡초 병설유치원에는 한명도 등원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유치원 현장 점검을 마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용인에서만 돌봄 신청 인원이 302명이었지만 실제로 등원한 아동은 2명뿐"이라며 "(사립유치원이) 자체돌봄을 하거나, 부모가 돌보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이 교육감은 "오늘 수업하지 않은 유치원에 대해선 시정 명령을 내려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