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기애애 했는데" 외신기자가 전한 북미회담 결렬 상황…文 "인내심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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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일 만에 치러진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의 만남 이후 두 번째로 회담을 가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만찬에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회담 이틀째인 28일, 확대정상회담 중 오찬이 취소됐고 이어 공동 선언 서명식까지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담에 이상 교류가 돌기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불발이 공식화됐다. 60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하노이에 온 김정은 위원장도, 미국 내 정치적 문제를 이번 회담으로 만회해보려던 트럼프 대통령도 모두 빈손으로 귀국할 수 밖에 없었다. 외신 기자들과 함께 국내외의 다양한 이슈들을 살펴보는 아리랑TV의 신개념 뉴스 토론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 5일 방송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 내용과 결렬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외신기자들에게도 회담의 결렬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미국 블룸버그 BNA(Bloomberg BNA)의 켈리 카슬리스(Kelly Kasulis) 기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기자들에게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암시하고 기대치를 많이 끌어올린 상태였다. 두 정상 모두 회담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가기를 원했는데 불과 몇 시간 만에 협상이 결렬돼서 많이 놀랐다”며 회담 결과에 대한 심정을 전했다.
러시아 타스(Tass)의 스타니슬라브 바리보다(Stanislav Varivoda) 기자는 “북한을 상대할 때는 뜻밖의 상황에 항상 대비해야 하고,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종종 있었다”면서 “대북제재도 걸림돌이었겠지만, 북한이 무언가를 추가로 요구한 게 아닌가 추측된다. 실무회의에서 언급하지 않은 요구사항을 제시한 것일 수도 있다”고 회담 결렬의 이유를 분석했다. 이처럼 모두의 예상을 깨고 두 정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유는 ‘대북제재’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완전한 제재 해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음 날 새벽, 북한 측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제재 일부만 해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독일 도이치벨레(Deutsche Welle)의 파비안 크레츠머(Fabian Kretschmer) 기자는 “대북제재가 큰 관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양측이 최소한의 합의를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적어도 연락사무소 개설에 합의해서 뭐라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는데 그 조차도 안 됐다. 회담이 끝나고도 양측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쳤다. 미국은 북한이 보유하는 여러 핵 시설 중에 영변만 폐기하는 조건으로 모든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었고, 북한은 모든 제재가 아닌 5개 제재만 완화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사실이 어떻든 합의점을 도출하기에는 양측의 요구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며 비핵화 및 상응조치를 둘러싼 팽팽한 입장 차를 짚어냈다.
그렇다면 북한과 미국이 대화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담판이 결렬된 후에도 “생산적 대화를 지속하겠다”다며 북한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한 귀국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며 문 대통령에게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켈리 카슬리스 기자는 “(북미) 양측이 다시 서로를 비난하는 단계로 돌아가지 않고 대화를 창을 열어놓은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그래도 긍정을 잃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북미 간 향후 대화의 가능성을 낙관했다.
파비안 크레츠머 기자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양측의 중재인 역할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은 한국의 중개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끈기를 가지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남북경협 등등을 넘어서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미래를 누구보다도 더 멀리, 그리고 자세히 보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에 대한) 비전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한국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문재인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강경화 외교·조명균 통일·정경두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하노이 회담에 대한 평가와 대응책을 보고받고 "우리가 중재안을 마련하기 전에 급선무는 미국과 북한 모두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어렵게 여기까지 왔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라며 "북미 모두 대화 궤도를 벗어나지 않게 인내심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라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그러나 회담 이틀째인 28일, 확대정상회담 중 오찬이 취소됐고 이어 공동 선언 서명식까지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담에 이상 교류가 돌기 시작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불발이 공식화됐다. 60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하노이에 온 김정은 위원장도, 미국 내 정치적 문제를 이번 회담으로 만회해보려던 트럼프 대통령도 모두 빈손으로 귀국할 수 밖에 없었다. 외신 기자들과 함께 국내외의 다양한 이슈들을 살펴보는 아리랑TV의 신개념 뉴스 토론 <포린 코레스폰던츠(Foreign Correspondents)> 5일 방송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 내용과 결렬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외신기자들에게도 회담의 결렬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미국 블룸버그 BNA(Bloomberg BNA)의 켈리 카슬리스(Kelly Kasulis) 기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에서 기자들에게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암시하고 기대치를 많이 끌어올린 상태였다. 두 정상 모두 회담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가기를 원했는데 불과 몇 시간 만에 협상이 결렬돼서 많이 놀랐다”며 회담 결과에 대한 심정을 전했다.
러시아 타스(Tass)의 스타니슬라브 바리보다(Stanislav Varivoda) 기자는 “북한을 상대할 때는 뜻밖의 상황에 항상 대비해야 하고, 과거에도 그런 사례가 종종 있었다”면서 “대북제재도 걸림돌이었겠지만, 북한이 무언가를 추가로 요구한 게 아닌가 추측된다. 실무회의에서 언급하지 않은 요구사항을 제시한 것일 수도 있다”고 회담 결렬의 이유를 분석했다. 이처럼 모두의 예상을 깨고 두 정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유는 ‘대북제재’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완전한 제재 해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음 날 새벽, 북한 측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제재 일부만 해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독일 도이치벨레(Deutsche Welle)의 파비안 크레츠머(Fabian Kretschmer) 기자는 “대북제재가 큰 관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양측이 최소한의 합의를 볼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적어도 연락사무소 개설에 합의해서 뭐라도 성과를 거둘 수 있었는데 그 조차도 안 됐다. 회담이 끝나고도 양측은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쳤다. 미국은 북한이 보유하는 여러 핵 시설 중에 영변만 폐기하는 조건으로 모든 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었고, 북한은 모든 제재가 아닌 5개 제재만 완화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사실이 어떻든 합의점을 도출하기에는 양측의 요구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다고 볼 수 있다.”며 비핵화 및 상응조치를 둘러싼 팽팽한 입장 차를 짚어냈다.
그렇다면 북한과 미국이 대화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담판이 결렬된 후에도 “생산적 대화를 지속하겠다”다며 북한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한 귀국길에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며 문 대통령에게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켈리 카슬리스 기자는 “(북미) 양측이 다시 서로를 비난하는 단계로 돌아가지 않고 대화를 창을 열어놓은 것만으로도 위안을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그래도 긍정을 잃지 않는 것은 잘못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북미 간 향후 대화의 가능성을 낙관했다.
파비안 크레츠머 기자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북미) 양측의 중재인 역할을 계속 수행해야 한다.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렬은 한국의 중개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끈기를 가지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남북경협 등등을 넘어서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미래를 누구보다도 더 멀리, 그리고 자세히 보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에 대한) 비전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한국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문재인 대통령은 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강경화 외교·조명균 통일·정경두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하노이 회담에 대한 평가와 대응책을 보고받고 "우리가 중재안을 마련하기 전에 급선무는 미국과 북한 모두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어렵게 여기까지 왔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간"이라며 "북미 모두 대화 궤도를 벗어나지 않게 인내심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라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