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장 대결' 선언한 엘리엇

현대차·모비스 주총 앞두고
주주들에게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오는 22일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주총회에 앞서 위임장 대결에 들어갔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무산시킬 때보다 더 강하게 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을 상대로 22일 주총에서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한다고 4일 공시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을 공격하는 논리를 소개하기 위해 제작한 홈페이지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 안건에 대한 설명자료를 추가했다. 엘리엇은 “22일 주주총회에서 우리가 제안한 안건에 찬성할 것을 호소한다”고 강조했다.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주주제안 형식으로 배당 규모를 확대하고, 자신들이 선정한 인물을 사외이사에 앉히라고 요구했다. 현대차에 5조8000억원(우선주 포함), 현대모비스에 2조5000억원을 배당하라는 게 이들의 주문이다. 엘리엇이 현대차에 요구한 배당금 규모는 지난해 영업이익(2조4222억원)의 2.4배, 순이익(1조6450억원)의 3.5배에 달한다. 엘리엇은 또 3명의 현대차 사외이사 후보와 2명의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후보도 제안했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이사회가 정한 배당 및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한다는 뜻도 밝혔다.

시장 관계자는 “엘리엇이 현대차그룹과 위임장 대결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더 적극적으로 지지세력을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현대차그룹을 공격하는 다양한 논리를 들고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엇은 현대차 지분 2.9%, 현대모비스 지분 2.6%를 보유하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