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한계 드러낸 '톱다운'…北美 협상방식 궤도수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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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전철' 방지 차원 "전통적 '바텀업' 협상 방식 전개 필요" 고개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핵 담판이 결렬되면서 향후 북미 간 대화 과정에서 협상 방식의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북미는 이번에 실무 단계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바텀 업'의 전통을 깨고 두 정상의 '직관'과 '결단'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톱 다운' 방식이라는 파격적 실험에 나섰다.
그러나 결국 '빅뱅 타결'이라는 환상은 깨지고 빈손으로 돌아서는 '노딜'로 귀결됐다.
친서 외교 등을 통해 교착 국면을 뚫었던 두 정상의 '케미'에 기대어 몇 시간의 담판으로 해결하기에는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미국의 상응 조치'의 주고받기 방정식이 간단치 않은 문제라는 현실을 '민낯'으로 마주하게 된 셈이다.이 때문에 미 조야 안팎에서는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도박'으로 불리며 이번에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톱다운식 협상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노딜 서밋(No deal summit)'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협상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핵 협상에서 "외교적 난관에 직면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어려운 이슈(북핵)를 다루기 위해 아마도 실질적이고 전통적인 협상 과정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미 정상이 손수 북한의 비핵화 합의를 타결하는, '기적적이고 무결점의 개념'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정상 차원의 회담이 결렬된 만큼, 실무 차원의 충분한 협상을 통해 정상이 서명하는 '바텀업' 방식의 전통적 외교협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실제 김 위원장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북핵 해결사'를 자임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거라고 믿는다'던 김 위원장도, 제재완화를 둘러싼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채로 마주하는 것만으로는 '매직'이 통하지는 않는다는 걸 이번에 절감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귀국 직후인 지난달 2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그저 우리 둘 다 어쩌면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준비 부족'을 시인하기도 했다.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설익은 정상회담'으로 직행하기보다는 충분한 실무협상을 통해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접점을 최대한 마련해야 한다는 궤도수정론이 북미 양쪽 모두에서 분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록 합의는 무산됐지만 각자의 '패'를 분명히 제시, 서로가 상대의 원하는 바를 분명히 알게 되며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히게 된 것은 이번 2차 핵 담판의 성과로 꼽힌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테니 제재를 전면적으로 해제하라'는 제안서를 내놓은 것이고, 미국은 이것만으로는 대북 압박의 최대 무기인 제재를 내려놓기엔 부족하니 '완전한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주고받는 '통 큰 합의'를 하자는 '빅딜 계산서'를 꺼내든 것이다.
그만큼 이번에 서로 확인한 각자의 요구사항을 토대로 다음 핵담판으로 가는 길목에서 먼저 실무선에서 이견을 좁혀가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흐름인 셈이다.
아무런 합의문 없이 돌아섰지만, 이듬해인 1987년 역사적 '중거리 핵무기 폐기협정'(IRNFT)의 토대가 됐던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간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쪽에서도 '탄탄한 실무협상'을 강조하고 있다.
레이캬비크 회담 당시 수행원이었던 케네스 아델만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1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고문을 통해 레이캬비크 회담 이후 미·소 협상팀 사이에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든 실무논의가 이어졌다면서 북미 정상이 다시 만나기 전에 실무협상팀의 탄탄한 기초작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회담 결렬의 여진이 아직 사그라지지 않은 가운데 두 정상의 다음번 만남은 현재로선 기약하기 힘든 모양새이다.
하노이로 날아가기 전 이번 회담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면서 후속 정상회담을 공개적으로 예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불발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기 회담이 언제쯤 열리겠느냐는 질문에 "빨리 열릴 수도 있고, 오랫동안 안 열릴 수도 있다"는 유보적 대답을 내놨다.
이번 정상회담 직후 북측의 '스피커' 역할을 했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미국이랑 대화를 계속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에 보니까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며 현 협상 방식에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하노이 노딜'이 북미 대화의 전면적인 형식 변화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북미 협상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라는 두 지도자의 독특한 승부사적 스타일에 의해 추동되는 측면이 적지 않은 데다, 김 위원장 1인에게 모든 것이 집중된 북한의 권력체계상 상향식으로 다시 전환된다 하더라도 김 위원장의 '재가' 없이는 현실적으로 논의도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는 점도 현실적 제약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회담 결렬 후 그 책임소재를 놓고 양측간 기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실무협상 자체가 언제 재개될지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회담 결렬 후 북이 양측 모두 조직 재편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한 대로 양측이 전열을 재정비해 다시 마주하기까지는 일정 기간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연합뉴스
그러나 결국 '빅뱅 타결'이라는 환상은 깨지고 빈손으로 돌아서는 '노딜'로 귀결됐다.
친서 외교 등을 통해 교착 국면을 뚫었던 두 정상의 '케미'에 기대어 몇 시간의 담판으로 해결하기에는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미국의 상응 조치'의 주고받기 방정식이 간단치 않은 문제라는 현실을 '민낯'으로 마주하게 된 셈이다.이 때문에 미 조야 안팎에서는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도박'으로 불리며 이번에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톱다운식 협상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노딜 서밋(No deal summit)'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협상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핵 협상에서 "외교적 난관에 직면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어려운 이슈(북핵)를 다루기 위해 아마도 실질적이고 전통적인 협상 과정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미 정상이 손수 북한의 비핵화 합의를 타결하는, '기적적이고 무결점의 개념'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정상 차원의 회담이 결렬된 만큼, 실무 차원의 충분한 협상을 통해 정상이 서명하는 '바텀업' 방식의 전통적 외교협상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실제 김 위원장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북핵 해결사'를 자임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거라고 믿는다'던 김 위원장도, 제재완화를 둘러싼 양측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은 채로 마주하는 것만으로는 '매직'이 통하지는 않는다는 걸 이번에 절감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도 귀국 직후인 지난달 28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그저 우리 둘 다 어쩌면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준비 부족'을 시인하기도 했다.당분간 냉각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설익은 정상회담'으로 직행하기보다는 충분한 실무협상을 통해 준비과정을 거치면서 접점을 최대한 마련해야 한다는 궤도수정론이 북미 양쪽 모두에서 분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비록 합의는 무산됐지만 각자의 '패'를 분명히 제시, 서로가 상대의 원하는 바를 분명히 알게 되며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히게 된 것은 이번 2차 핵 담판의 성과로 꼽힌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테니 제재를 전면적으로 해제하라'는 제안서를 내놓은 것이고, 미국은 이것만으로는 대북 압박의 최대 무기인 제재를 내려놓기엔 부족하니 '완전한 비핵화'와 '제재 해제'를 주고받는 '통 큰 합의'를 하자는 '빅딜 계산서'를 꺼내든 것이다.
그만큼 이번에 서로 확인한 각자의 요구사항을 토대로 다음 핵담판으로 가는 길목에서 먼저 실무선에서 이견을 좁혀가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흐름인 셈이다.
아무런 합의문 없이 돌아섰지만, 이듬해인 1987년 역사적 '중거리 핵무기 폐기협정'(IRNFT)의 토대가 됐던 1986년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간 '레이캬비크 정상회담'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쪽에서도 '탄탄한 실무협상'을 강조하고 있다.
레이캬비크 회담 당시 수행원이었던 케네스 아델만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1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고문을 통해 레이캬비크 회담 이후 미·소 협상팀 사이에 고통스러울 정도로 힘든 실무논의가 이어졌다면서 북미 정상이 다시 만나기 전에 실무협상팀의 탄탄한 기초작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회담 결렬의 여진이 아직 사그라지지 않은 가운데 두 정상의 다음번 만남은 현재로선 기약하기 힘든 모양새이다.
하노이로 날아가기 전 이번 회담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면서 후속 정상회담을 공개적으로 예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불발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차기 회담이 언제쯤 열리겠느냐는 질문에 "빨리 열릴 수도 있고, 오랫동안 안 열릴 수도 있다"는 유보적 대답을 내놨다.
이번 정상회담 직후 북측의 '스피커' 역할을 했던 최선희 외무성 부상도 '미국이랑 대화를 계속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에 보니까 이런 회담을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며 현 협상 방식에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하노이 노딜'이 북미 대화의 전면적인 형식 변화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북미 협상 자체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라는 두 지도자의 독특한 승부사적 스타일에 의해 추동되는 측면이 적지 않은 데다, 김 위원장 1인에게 모든 것이 집중된 북한의 권력체계상 상향식으로 다시 전환된다 하더라도 김 위원장의 '재가' 없이는 현실적으로 논의도 속도를 내기 쉽지 않다는 점도 현실적 제약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회담 결렬 후 그 책임소재를 놓고 양측간 기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실무협상 자체가 언제 재개될지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회담 결렬 후 북이 양측 모두 조직 재편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한 대로 양측이 전열을 재정비해 다시 마주하기까지는 일정 기간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