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진 KOTRA 중국 본부장 "6·7·8 방어 못하면 시진핑 리더십 영향"

성장률 6%·환율 7위안·소비증가율 8%
“실물 경제에 돈이 안 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잘나가던 중국 기업들도 잔뜩 위축된 모습을 종종 보게 됩니다.”

박한진 KOTRA 중국지역 본부장(사진)은 현장에서 본 중국 경제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수출의 30% 이상을 의존하는 한국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아 중국을 떠나고 있다”며 “지난 2~3년 새 주재원을 절반 이상 줄인 기업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박 본부장은 올해 중국 경제가 경기 하방 압력과 누적된 시스템 불안,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들이 맞물리면서 혼란스러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에는 예상치 못한 충격을 줄 수 있는 ‘블랙 스완’과 알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그레이 스완’, 이미 돌진해오고 있는 위기인 ‘회색 코뿔소’, 겉으론 좋아 보이지만 위기가 내재된 ‘흰 코끼리’ 등 네 가지 리스크 요인이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간 중국 경제는 겉으로는 화려한 성장을 과시했지만 속으로는 곪고 또 곪았다”며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도 문제점을 알고 개혁을 추진해왔는데 미·중 무역전쟁이란 변수가 터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올해 중국 경제를 볼 때는 ‘6·7·8’이란 숫자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 6%, 달러당 위안화 환율 7위안, 소비 증가율 8%를 사수하는 게 관건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 정부는 이 숫자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중국 경제는 심각한 위험에 빠지고 시진핑 리더십도 도전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에 전력을 쏟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은 그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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