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개입 무리수…스태그플레이션 덮친 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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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등 강행터키가 경제는 나빠지는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달 말 지방 선거를 의식해 강도 높은 경기 부흥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더 뛰어오르는 악순환에 빠졌다.
물가 더 오르고 실업률도 높아져
정부 정책 불신으로 투자자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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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터키 경제가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실업률은 지난해 말 기준 이미 12%를 넘어섰다. 물가상승률은 현재까지 매달 20% 수준을 넘나들고 있다. 최근 폭우가 쏟아져 채소류 물가가 평균 30% 넘게 뛰기도 했다. 터키의 한 주부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고추 가격이 최근 세 배나 뛰었다”며 “겁이 나서 손이 떨릴 지경”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 조치가 터키 경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분석이다. 터키의 소매판매는 정부 개입이 시작된 지난해 9월부터 되레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 -2.9%)로 돌아섰다. 이어 10월에는 -7.3%, 11월엔 -6.0%, 12월엔 -9.2% 등 지속적으로 쪼그라들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정부가 시장 물가를 통제한 것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터키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2%에 크게 못 미치는 0.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는 지난해 8월 터키의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정크) 아래인 ‘B+’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금융시장에 대한 과도한 정부 개입이 투자자 이탈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