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등·하원 맞춰 돌보미 자유선택…맘카페서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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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도우미 매칭서비스 만든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세금을 보조금으로 활용하는 정부 서비스와 경쟁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있다. 육아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인력을 파견하는 째깍악어다. 돌보미 인력이 부족해 이용하는 것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인 정부 아이돌봄 서비스의 빈틈을 노린 전략이다.
보육교사 출신 전문가 채용
돌봄 품질 높아 만족도↑
정부 서비스와 경쟁 자신감
5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만난 김희정 째깍악어 대표(사진)는 “째깍악어는 아이돌보미를 필요로 하지만 이용할 수 없는 수요자들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아이돌봄 서비스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영향이 가장 크다. 사립유치원에 대한 불신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최근 5년간의 감사 결과를 통해 사립유치원 중 90%가 운영을 시정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내놓은 정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에 상당수 유치원들이 거부 의사를 밝히며 최근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김 대표는 스스로가 그 필요성을 인식해 창업에 나선 경우다. 리바이스, 존슨앤드존슨, 매일유업에서 마케터로 근무하는 동안 혼자 있는 아이를 누구에게 맡길지를 내내 고민했다.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돌보미를 찾아서 이용하는 방식은 불안하기도 하고, 지나치게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대부분의 돌보미들이 낮부터 오후까지 일하고 월 200만원가량을 받는다”며 “그런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경우에는 오후 몇 시간만 봐주면 되기 때문에 사실상 비싼 돈을 주고 ‘풀 근무’를 시킬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재깍악어의 벤치마킹 모델은 미국의 인력 지원 플랫폼 ‘케어닷컴’이다. 시간 단위로 인력을 이용할 수 있고, 이용한 인력에 대해서는 평가가 남기 때문에 다른 이용자들도 참고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째깍악어를 케어닷컴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2016년 9월 법인을 설립했다. 처음에는 혼자였다. 돌보미로 등록된 이들도 주로 대학생이었다.
째깍악어가 본격적으로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건 2017년부터다. 육아 커뮤니티 등에서 째깍악어의 돌보미 수준이 높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째깍악어는 처음에는 대학생 돌보미를 채용했지만, 나중에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들도 폭넓게 채용했다.
면접은 제법 까다로운 편이다. 서울·수원 등의 교육본부에서 모의면접을 하고, 3일간의 온라인 교육과 3시간의 오프라인 면접을 거쳐 선발한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1만 명가량이 돌보미 신청을 했는데, 이 중 1400명 정도만 검증을 통과했을 정도로 채용 기준이 엄격하다”며 “일명 ‘맘카페’에서 입소문을 탄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째깍악어 돌보미들은 플랫폼 내에서 평균 4.9점(5점 만점)의 만족도를 기록하고 있다.가격은 싸지 않다. 대학생 돌보미 기준으로 3시간에 3만9900원, 보육교사 출신 전문 돌보미 기준으로 3시간에 5만1300원을 받는다. 정부의 아이돌봄 서비스 가격이 시간당 9650원(정부지원금 0원 기준)인 것과 비교하면 비싸지만 돌보미를 몇 시간만 쓰는 가정 처지에선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란 설명이다. 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때 예약이 힘든 어린이집 등·하원 시간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이 서비스를 즐겨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째깍악어가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 재취직 효과까지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육아휴직 체계가 잘 마련돼 있지 않아 출산 후 그만두는 보육교사들이 많다”며 “경력이 단절된 보육교사들이 째깍악어에서 수입을 올리는 것에 높은 만족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뢰도 높은 서비스를 바탕으로 째깍악어는 현재까지 14억원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KB증권, 옐로우독 등이 째깍악어에 자금을 투입했다.째깍악어는 KB손해보험 지점 내에 보육공간을 만드는 사업을 준비 중이다. 째깍악어에서 내놓은 캐릭터 ‘째깍이’를 앞세운 캐릭터 사업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