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국내 1호 포장김치 '나만의 김치' 서비스 인기
입력
수정
지면B5
똑똑한 소비 - 대상대상 ‘종가집’은 국내 1호 포장김치다.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 전통음식인 김치의 세계화를 꿈꾸며 등장한 제품이다.
포장김치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50대 이상 중장년층도 계절마다 포장김치를 사 먹는 게 일반화되고 있어서다. 포장김치는 겨울철 가장 고된 가사일이던 김장에서 한국 여성들을 해방시킨 발명품으로도 꼽힌다.종가집의 시작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전통음식인 김치를 알리기 위해 상품화를 추진했다. 언제 어디서 먹어도 다르지 않고, 표준화된 맛을 내는 김치를 만들고자 했다.
인간문화재 38호이자 조선 궁중음식 전수자이던 고(故) 황혜성 고문 등 김치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표준화된 조리법을 만들었다. 전문가들이 뭉쳐 대대로 전해 내려온 손맛을 표준화하자는 의미로 브랜드명을 ‘종가집’으로 정했다.1988년 첫 출시 이후 지금까지 ‘100% 국내산 재료’로 김치를 담그는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대상은 종가집 김치를 생산하며 연간 국산 배추 6만t을 사용한다. 생육 시기별로 품질이 다르고,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 배추의 특성을 고려해 사전 구매를 한다. 종가집 김치만의 저장기술을 개발해 안정적 수급을 가능하게 했고 배추 외 고추 마늘 양파 등 원재료도 산지 직송으로 공급받는다.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 제품은 포기김치다. 배추를 포기째 사용해 담근 김치로 시원한 맛을 살린 중부지방식 양념을 기본으로 한다. 맛김치와 열무김치, 총각김치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전라도 포기김치도 출시 6개월 만에 대표 김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칼칼한 전라도식 김치 맛을 재현한 이 김치는 1년 이상 잘 삭힌 남해안산 멸치육젓과 멸치액젓을 사용해 진한 양념의 맛을 살렸다. 청양 고춧가루를 넣어 더 칼칼하고 개운한 맛을 내는 것도 특징이다.
종가집 관계자는 “멸치 꽁치 등 네 가지 종류의 젓갈과 두 가지 고춧가루를 최상의 비율로 배합해 양념을 만든다”며 “전국 팔도의 특색이 담긴 김치를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김치에 들어가는 양념의 종류와 양까지 직접 선택해 내 입맛에 맞게 김치를 즐길 수 있는 ‘나만의 김치’ 서비스도 인기다. 2017년 5월 선보인 이 서비스는 기호에 따라 대상의 통합 온라인몰인 ‘정원e샵’에서 주문만 하면 맵고 짠 정도 등을 조절해 1주일 안에 배송해주는 시스템이다. 종가집 직원이 그동안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원하는 대로 김치를 바로 버무려주던’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확대한 것이다.
대상 종가집은 기술력으로도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탄산가스를 잡아 김치를 진공 포장, 상품화하는 기술을 1989년 개발했다. 이 기술로 이듬해 특허를 출원했고, KS마크와 전통식품인증마크 등을 잇달아 따냈다. 통조림처럼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캔김치, 페트용기에 담은 김치 등도 선보였다. 김치유산균 연구도 지속해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김치발효종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