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전인대 업무보고 처음 등장했지만, 올해는 美 의식해 빠진 듯 "핵심기술 돌파구 만들 것" 첨단산업 육성 의지 여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첨단기술 육성책 '중국제조 2025'가 사라졌지만, 중국 정부는 과학기술 예산을 13%나 늘리며 첨단산업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제조 2025'는 지난 2015년 전인대 정부 업무보고에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처음으로 언급한 후 지난해까지 매년 업무보고에 등장했다.
리커창 총리는 2016년 업무보고에서 "'중국제조 2025'가 실시 단계에 들어섰다"고 언급한 데 이어 2017년에는 "깊이 있게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중국제조 2025 시범구'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하지만 전날 리 총리가 1시간 40분에 걸쳐 낭독한 총 35쪽, 2만 자 분량의 정부 업무보고에서는 '중국제조 2025'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중국제조 2025'는 2025년까지 의료·바이오, 로봇, 통신장비, 항공 우주, 반도체 등 10개 첨단제조업 분야를 육성한다는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정책이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 굴기'를 상징하는 이 정책을 정조준하고 있으며, 정부의 부당한 보조금 지급 등을 막기 위해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무역전쟁의 종식을 바라는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의식해 올해 전인대에서 이에 대한 언급을 의도적으로 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 전인대 보고를 면밀히 살펴보면 중국이 첨단산업 육성 의지를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중국 지도부는 경기둔화를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지난해 6.5%에서 6.0∼6.5%로 낮춰잡았지만, 과학기술 분야 예산은 지난해보다 13.4%나 증액한 3천543억1천만 위안(약 60조원)으로 책정했다.과학기술 분야 예산은 '중국제조 2025'와 겹치는 바이오, 인공지능(AI), 반도체, 항공 우주, 로봇 등의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리커창 총리도 정부 업무보고에서 첨단제조업 육성 의지를 강력하게 밝혔다.
리 총리는 "선진제조업과 현대서비스업의 융합발전을 촉진해 제조 강국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제조업의 고도 발전을 추진하고, 공업기초와 기술혁신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기초연구와 응용 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혁신을 강화해 핵심기술 분야에서 돌파구를 만들 것"이라며 "'스마트 플러스'를 확대해 제조업의 변화와 고도화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전인대에 광둥(廣東)성 대표로 참석한 린융은 "중국은 자신만의 길을 걸어야 한다"며 "미국과 무역분쟁을 겪고 있지만, 제조업 분야는 절대 뒤처질 수 없으며 혁신 창출을 우리의 핵심 정책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