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어가는 中 경제…10년 후엔 2% 성장"

부채·고령화·생산성 하락…중진국 함정에 빠질 조짐

신흥국 선두주자 시대 끝나가
중국 경제성장률이 10년 뒤면 2%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CNBC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마크 윌리엄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신흥국 중에서 뛰어난 성장세를 보이던 중국의 시대가 이제 저물고 있다”며 “향후 10년에 걸쳐 2% 수준으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리커창 중국 총리는 전날 개막한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6~6.5%로 제시했다. 사실상 6% 성장률 사수를 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은 지난해 6.6% 성장했다. 중국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예전처럼 고속 성장을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향후 10년간 중국 성장률을 5~6%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날 싱가포르 콘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로 인구구조 변화를 지목했다. 윌리엄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중국의 빠른 성장세를 가능케 한 근본적인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며 “노동력이 줄어들고 고령화하면서 생산성이 저하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노동가능인구가 매년 0.2%씩 줄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태어난 신생아(1500만 명)는 전년보다 12% 줄었다. 그는 “중국은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이기 때문에 노동생산성을 반드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중국의 부채 문제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지목됐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줄리앙 에번스-프리차드 이코노미스트는 “정부 부채보다 기업과 가계 부채가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며 “대출 심사가 부실한 점이 부채 증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