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마디 하자…뒷짐지던 장관들 부랴부랴 현장行
입력
수정
지면A4
"보여주기식 늑장 행정"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미세먼지에 대해 “비상한 조치를 취하라”고 범부처 총력대응을 지시한 지 하루 만에 각 부처 장·차관이 너도나도 현장 방문에 나섰다. 미세먼지와 관련, 계속된 경고에도 뒷짐을 지고 있다가 뒤늦게 ‘보여주기식 행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유은혜·박능후·조명래 장관 등 초교·어린이집 등 현장점검
靑, 직원 자가용 출퇴근 금지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6일 서울 여의도초등학교를 찾아 미세먼지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서울 청파어린이집을 방문했다. 그는 공기청정기 설치·관리 현황을 살펴보고, 영유아 건강에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박 장관은 ‘어린이집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지침’도 점검했다지만,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때 실외활동을 자제하라는 상식에 불과한 지침이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서울 염리동 건설현장을 찾아 근로자 마스크 지급·착용 상태 등을 확인했다. 그는 “정부도 분발해야겠지만 국민도 적극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미세먼지 주무부처인 환경부 조명래 장관은 이날 하루에만 두 곳을 방문했다. 오전엔 서울 성동구청 앞에서 도로청소차량 운행 현장을 살펴보고, 오후엔 서울 동호대교 남단에서 운행차 배출가스 원격측정장비 운용 현장을 점검했다.
국토교통부 박선호 1차관과 김정렬 2차관은 이날 각각 한국도로공사 교통센터와 용산역을 찾아 미세먼지 대응 체계를 살폈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영흥화력발전소를 방문해 미세먼지 저감대책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청와대는 이날 오후부터 직원들이 출퇴근 때 개인차량을 이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대중교통으로만 출퇴근하라는 것이다. 한 부처 관계자는 “솔선수범이라지만 공무원 몇 명이 버스, 지하철 타는 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냐”며 “지금은 ‘보여주기식 쇼’밖에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