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세먼지 대책 뒤늦게 입법…여야 "무쟁점 법안부터 처리"

미세먼지 재난으로 규정…'사회 재난' vs '자연 재난' 이견
자동차 LPG 사용 제한 폐지·대기질 개선 법안 등 우선 검토
여야가 6일 미세먼지 입법에 우선적으로 합의하며 20대 내내 먼지가 쌓인 미세먼지 대책 관련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설 전망이다.여야가 사태의 시급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부랴부랴 입법에 나선 만큼, 법안 처리 범위를 둘러싼 일부 이견에도 관련 법안이 무난히 처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정치권에 따르면 대표적인 미세먼지 관련 법안으로는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은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꼽힌다.

각 당 의원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앞다퉈 발의한 여러 건의 법안이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으로,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고농도 미세먼지 사태 발생 시 정부가 예비비 등 국가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다만 '사회재난'과 '자연재난' 중 어느 쪽으로 규정할지를 놓고 정치권과 정부 내 이견이 있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상 요인으로 생기기 때문에 자연 재난이라는 입장이지만, 행정안전부와 환경부는 미세먼지가 주로 발전과 산업, 수송, 생활 등 인위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므로 사회 재난으로 보고 있다.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자유한국당 김승희·강효상 의원안은 '사회 재난'으로,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안은 '자연 재난'으로 각각 규정했다.미세먼지를 자연재난으로 규정할 경우 책임 주체가 없어 정부가 전적으로 피해 지원에 나서야 하는 반면, 사회재난으로 규정하면 원인 제공자에게 피해에 따른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미세먼지의 원인 규명과 책임 비중 산정이 쉽지 않아 정부의 후속 대책 마련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자동차 LPG 연료 사용 제한을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액화석유가스안전관리사업법은 현재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돼 있다.대기관리 권역을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까지 전국으로 확대하는 대기질 개선법은 현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자당 소속 의원들의 발의한 법안들을 토대로 대기관리권역 지정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사업장 대기오염총량제를 도입하며 건설기계, 선박 등에 저감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대기관리권역 대기질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이 외에도 환노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인 ▲ 석탄화력발전소 주변 지역 대기환경개선특별법 ▲ 대기환경보전법을 '미세먼지 대책 5법'으로 지정했다.

석탄화력발전소 주변 지역 대기환경개선특별법은 석탄화력발전소 주변 지역 안에서 일정규모를 초과해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에 대해 대기오염물질 배출허용 총량을 할당하고, 이를 초과해 배출할 경우 부과금을 징수해 미세먼지를 개선하는 내용이 골자다.

대기환경보전법은 자동차 배출가스 관련 부품을 개조하거나 성능 및 기능을 저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미세먼지를 방지하는 것이 뼈대다.

바른미래당은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실내공기 질을 관리하기 위해 미세먼지 측정기와 공기정화 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도록 한 학교보건법 일부개정안(정병국 의원 대표발의)을 우선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또, 어린이집, 대형마트, 지하철 차량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의 미세먼지 및 공기질 측정을 의무화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는 실내공기질 관리법 일부개정안(채이배 의원 대표발의)도 우선 처리 법안으로 꼽고 있다.이 밖에도 국회에는 보건용 마스크 구입액의 15%에 대해 종합소득산출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민주당 신경민 의원 대표발의) 등 각종 미세먼지 대책 법안이 발의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