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트럼프, 한미연합훈련 취소 재고해야…전쟁 억지에 필수"

사설 통해 "한국이 미군 주둔비 절반 낸다…훈련은 北에 결의 보여줄 신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한미 연합군사훈련 취소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는 미국 유력 매체의 조언이 나왔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최근 나온 위성사진들은 북한이 새로운 핵 관련 시험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신문은 미국이 최소 9건의 한미 연합훈련을 취소했다는 통계를 소개하고, 훈련 비용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 그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한미 국방당국이 대규모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연습(KR:Key Resolve)과 독수리훈련(FE:Foal Eagle)을 올해부터 열지 않기로 결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엄청난 비용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연합훈련에 1억 달러(약 1천128억 원)가 들어간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수치가 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WSJ은 지적했다.

반면 미 국방부는 지난해 8월 취소한 연합훈련을 만약 예정대로 진행했다면 약 1천400만 달러(약 158억 원)가 소요됐을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WSJ는 훈련을 하든 안 하든 군인들에게 봉급을 줘야 하고, 미 항모전단이 서태평양에 배치되는 일이 잦다는 점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신문은 한미 연합훈련의 잇단 취소가 안보 차원에서 가져올 손실도 우려했다.

연합훈련을 재검토하는 것이 당장의 군사 준비태세를 위태롭게 만들지는 않겠지만, 대규모 전쟁에서의 취약성을 시뮬레이션할 기회를 잃게 된다는 진단이다.

주한미군의 높은 '이직률'도 대규모 연례 연합훈련을 해야 할 이유가 된다고 WSJ은 설명했다.주한미군의 경우 거의 같은 자리를 지키는 북한 병력과 달리 끊임없이 새로운 부대, 새로운 보직에 병력을 순환 배치하기 때문이다.

비용 분담이라는 측면에서도 WSJ은 "지난 15년 동안 한국은 그 이전 50년간보다 더 많이 국방에 투자했다"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지난달 의회 발언과 한국이 국내총생산(GDP)의 2.7%를 국방비로 지출한다는 사실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틀렸음을 시사했다.

당시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국의 국방 투자는 "미국의 다른 동맹과 역내 파트너들의 기여를 넘어선다"고 증언했다.

신문은 "한국은 또 한반도 미군 주둔의 비용도 분담하고 있다"며 2016년 주한미군 비(非)인건비용의 절반을 한국이 냈다고 소개했다.

이어 "훈련은 군 숙련도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 중 하나"라며 "군대는 가끔 제트기 연료처럼 돈다발을 태워버리지만, 동맹과 협력하는 법을 배우고 미군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 것은 돈 낭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훈련은 북한에 결의를 보여줄 수 있는 결정적인 신호이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 중 한 곳에서의 전쟁억지에 필수적이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