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美헤지펀드, 세이브존I&C '기습 공격'…"배당 8배 늘리고 집중투표제 도입하라"

작년 9월 이후 지분 5% 매입
사외이사 요구 등 주주제안 나서
▶마켓인사이트 3월 7일 오후 3시55분

미국계 헤지펀드인 홀드코자산운용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유통기업 세이브존I&C에 배당을 확대하고 집중투표제 도입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했다. 세이브존I&C 지분 5%를 사들이면서 국내 자본 시장에 진출한 홀드코는 행동주의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운용사다. 엘리엇, SC펀더멘털 등에 이어 홀드코까지 국내 상장사에 대한 외국계 헤지펀드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홀드코는 세이브존I&C에 회사 제시액(주당 50원)의 8배인 400원으로 배당금을 증액하고 집중투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했다.

김형균 홀드코 애널리스트를 사외이사로, 홀드코 공동 창업주인 비커런 게이와 마이클 알렉스 자이제프를 감사로 선임하는 주주제안도 했다. 세이브존I&C는 주주제안을 수용해 이달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홀드코는 지난해 9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부터 세이브존I&C 주식 200만 주가량(지분 5%)을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홀드코는 2011년 출범했으며 미국 뉴욕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운용 자산은 9억달러(약 1조160억원)에 달하며 임직원은 10여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운용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행동주의 투자전략을 구사하면서 저평가 가치주에 주로 투자한다고 밝혔다.

홀드코가 집중투표제 도입과 사외이사 및 감사 자리를 요구한 것은 세이브존I&C 경영에 참여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집중투표제는 1주당 새로 뽑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해 이사 후보 한 명에게 표를 몰아줄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홀드코의 요구가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사외이사·감사 선임은 주총 보통결의 사항으로 출석주주 과반수가 찬성해야 하고, 집중투표제 도입은 정관 변경에 따른 특별결의 사항으로 출석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이브존I&C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52.96%에 달해 홀드코 안건이 통과되기는 사실상 어렵다.하지만 감사 선임의 경우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합친 지분을 3%(일반 주주 지분도 3%로 제한)로 제한하는 만큼 홀드코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도 있다. 신영자산운용(지분 13.20%)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0.29%)도 표 향방이 변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