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대교 충돌사고 났던 용호부두 문 닫는다…부산 용호만 일대 관광지 '새단장'

부산시·부산항만公 재개발 추진

입출항 선박 연간 175척에 그쳐
시민 안전 위해 항만기능 폐쇄키로
부산 용호부두.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가 부산 남구 용호동 용호부두를 포함한 용호만 일대를 친수형 관광지대로 변모시키는 종합재개발을 추진한다.

시는 해양수산부와 용호부두 운항 선박의 광안대교 충돌 사고를 계기로 항만기능을 폐쇄한 뒤 주변 지역을 재개발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7일 발표했다. 용호부두의 연간 하역 능력은 43만t에 이르지만 하역 물량은 5분 1 수준에 그치고 있는 데다 입출항 선박도 연간 175척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안전성을 고려해 해양관광시설로 만드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게 시의 판단이다.시 관계자는 “러시아 선박 씨그랜드호의 광안대교 충돌사고 이후 안전성 문제 등을 볼 때 용호부두를 폐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용호부두와 인근 섭자리 등을 포함한 용호만 일대를 친수형 관광지대로 재단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낙후된 항만시설 폐쇄를 서둘러 2022년이면 우리나라 최초 트램이 들어서는 용호동과 광안리, 이기대, 오륙도를 연결하는 갈맷길 해양관광 시설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정부 계획에 의해 용호부두는 재개발 계획이 이미 확정돼 있다”며 “해수부, 부산항만공사와 함께 항만 구역을 벗어난 용호만 일대로 재개발 구역을 확대해 바닷길을 연결하는 동부산권의 새로운 친수형 해양관광지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시민 안전을 위해 용호부두 전면 폐쇄까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중장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또 광안대교 선박 충돌과 같은 사고에 대비해 대형 해상사고 대응 매뉴얼도 준비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용호부두의 효율적인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우선 용호부두 근본 대책 마련에 석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한시적 대체부두로 감천항 7부두와 북항 8부두를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1990년 조성된 용호부두는 벌크선으로 화물을 실어나르는 일반 잡화부두다. 2005~2009년 용호부두 바로 옆 공유수면이 매립되면서 1만1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지금은 부경대 실습선이 정박하고 광안리해수욕장 일대를 도는 요트와 유람선이 운영되는 유람선 부두 역할에 머물고 있다. 주거단지가 들어서면서 용호부두에서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은 민원 대상이 되고 있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 주거지와 가까운 용호부두를 통해 병기용 완성탄, 성형폭탄, 지뢰 등 위험물이 반입된 사실이 밝혀지며 부두 폐쇄논란이 가속화됐다. 해수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16년 ‘제2차 항만재개발 기본계획’을 고시하면서 2020년부터 용호부두 기능을 폐쇄하고,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만드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