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피부 속 미세먼지를 지워라"…안티폴루션 화장품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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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공습한 1~6일까지 클렌징 용품 매출 급증연일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국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클렌징이나 피부 보호 기능을 가진 이른바 '안티폴루션'(Anti-pollution) 화장품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뷰티업계, 피부·두피 보호 상품 잇달아 출시
"화장품이 미용 목적 넘어 피부 보호 목적으로 진화
7일 통계청 '2019년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화장품 등 비내구재 판매가 늘면서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 판매액지수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통계청은 화장품 판매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안티폴루션 제품을 찾는 고객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실제로 안티폴루션을 내세운 화장품 판매는 눈에 띄게 늘었다. 이커머스 업체 티몬에서는 초미세먼지가 공습한 1~6일까지 클렌징 용품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4%나 늘어났다. 이 가운데 클렌징 오일과 클렌징 워터는 178%, 클렌징 크림과 티슈는 96%, 스크럽과 필링은 171%, 립앤아이리무버는 96%, 클렌징폼은 21%, 탈모 샴푸와 린스는 178%, 두피토닉·스캘프 제품은 116%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티몬 관계자는 "이번 주 들어 초미세먼지 이슈가 지속되면서 미용보다 건강을 위해 관리용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다"며 "미세먼지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티폴루션 화장품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안티폴루션 관련 제품 매출도 증가했다. 지난해 리뉴얼 된 프레시팝 '두피 클렌징 샴푸'는 2018년 말 기준으로 판매량이 전년대비 52% 증가했다. 특히 이달 1~5일까지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된 5일간 판매량은 전월 동기간 대비 1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애경산업의 안티폴루션 제품인 포인트 딥클린 클렌징 오일의 경우 1~2월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고, 딥클린 휩 클렌징폼은 2월 매출이 1월보다 64% 뛰었다. 메이크업 제품 가운데 안티폴루션 인증을 받은 루나 마일드 라인 3종의 경우 2월 매출이 전월 대비 149% 증가했다.
올리브영 역시 2월 한 달 동안 클렌징 제품 판매율이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안티폴루션을 내세운 보타닉힐 보 안티더스트 글루 클렌징폼은 2월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7%나 뛰었다.이같은 현상으로 화장품 업계도 관련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외출 시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제품으로 아이오페 'UV쉴드 선 안티폴루션 SPF 50+ PA++'를 3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에는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아이오페만의 기술인 '폴루션 쉴드'(Pollution Shield)'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아이오페 퍼펙트 커버 메이크업 라인', '아이오페 모이스트 클렌징 휘핑 폼', '헤라 어반 베일 CC' 등도 내놨다.
LG생활건강 계열사 CNP차앤박화장품은 '닥터 더마 비비'와 '에이클린 포어 컨트롤 비비'로 안티폴루션 마케팅에 가세했으며 KT&G 계열사 코스모코스(옛 소망화장품)는 '엑스퍼트 더스트 디펜스 크림'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미세먼지 속엔 중금속 성분이 포함돼 꼼꼼한 세안이 중요한 만큼 세정효과를 강조한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애경산업은 '포인트 딥클린 클렌징 오일'과 '딥클린 휩 클렌징 폼'을 내놨고 동국제약 마데카21의 '테카솔 안티더스트 클렌저'도 안티폴루션 제품이다.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피부 손상을 유발하고 피부 장벽을 약화시킨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이라며 "미용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의 피부 유해성에 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해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미세먼지가 호흡기와 관련이 깊었지만 최근 들어 장기화되고 일상화되면서 이제는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공기와 맞닿는 피부를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며 "화장품이 미용 목적을 넘어 유해환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목적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과학적인 근거와 충분한 임상실험 통해 안티폴루션 제품들을 설명해야 한다"며 "과대광고의 위험성도 있으니 소비자들도 해당 제품을 꼼꼼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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