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노벨평화상 후보에 이름 올려…63만여명 서명

노르웨이 법률가 "노벨평화상 제정 취지에 맞지 않아"

부패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브라질 대형 미디어 회사인 폴랴(Folha) 그룹이 운영하는 뉴스포털 UOL은 룰라 전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 300여 명에 포함됐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룰라 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는 청원에는 63만4천여 명이 서명했으며, 아르헨티나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도 서명에 참여했다고 UOL은 전했다.

아르헨티나 군부독재 정권 시절인 1977년과 1978년에 투옥되기도 했던 에스키벨은 중남미에 만연하던 인권 억압에 맞서 비폭력 저항 운동을 전개한 공로로 198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에스키벨은 지난해 4월 초부터 룰라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한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으며, 룰라 전 대통령을 면회하려다 브라질 사법당국의 거부로 불발에 그치기도 했다.
룰라 전 대통령이 후보 명단에 들기는 했으나 실제로 노벨평화상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의 법률 전문가인 프레드릭 헤페르멜은 "룰라 전 대통령이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는 했으나 그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그에게 노벨평화상을 주는 것은 이 상을 제정한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지난 2017년 7월 1심 재판에서 9년 6개월, 지난해 1월 2심 재판에서 12년 1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4월 7일부터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된 상태다.

이어 지난 6일에는 남부 쿠리치바 시에 있는 1심 연방법원의 가브리엘라 하르트 판사가 부패와 돈세탁 등 혐의를 적용, 그에게 12년 11개월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룰라 전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부패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지난 2일 병으로 사망한 손자 장례식에 참석한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에서 누가 진짜 도적인지 입증할 것"이라면서 "나에게 실형을 선고한 사람들은 자신들 손자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