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규 "'우상' 어렵다고요? 이해는 간다"(인터뷰)

'우상' 한석규/사진=CGV아트하우스
한석규가 '우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한석규는 8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우상' 인터뷰에서 "우리 영화가 어렵다는 반응에 대해 이해는 간다"며 "하지만 캐릭터 하나하나에 몰입해서 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인생 최악의 순간을 맞게 된 남자와 누구보다 소중했던 아들을 뺑소니 사고로 잃게 된 남자, 그리고 사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 '한공주'로 2014년 감독상을 휩쓸었던 이수진 감독의 신작이다.

청렴한 도덕성으로 시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으며 차기 도지사로 주목받았던 도의원 구명회 역엔 한석규가 캐스팅됐다. 한석규는 아들의 교통사고 은폐 사실을 알게되고, 아들을 자수시키는 캐릭터다.

'믿고보는 배우' 한석규는 '우상'에서도 극의 중심을 잡는다. 아들을 감옥에 보낸 후 뺑소니와 관련된 논란을 모두 벗어내는 줄 알았던 구명회가 새롭게 나타나는 상황에 흔들리고,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선택을 하는 인물로 돌변하는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하며 극을 이끌었다. 선악의 경계를 오가며 인가의 다양한 얼굴을 선보여왔던 한석규는 '우상' 구명회를 통해 또 한 번 대표작을 경신하리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철학적인 메시지, 각 캐릭터들이 벌이는 사건의 단서들이 상징적으로 그려지면서 시사회 이후 일각에서는 "어렵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석규는 "공감한다"며 웃음을 보였다.

한석규는 "촬영장에서도 '우리가 하는 일이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야 한다"는 얘길 많이 했다"며 "이수진 감독이 하수라서가 아니라, 각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커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수진 감독의 재능이 너무 아깝다"며 "빨리 3번째 작품을 같이 하자고 재촉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한석규는 이수진 감독의 장점에 대해 "바람직한 영화관"을 꼽았다. 전작 '한공주'에 이어 '우상'까지 사회의 부조리, 인간의 어두운 면을 조명하면서 묵직한 메시지를 끌어내는 능력을 칭찬한 것.

한석규는 "이수진 감독이 '영화를 하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 같다'면서 괴로워 했다"며 "그만큼 착한 사람이다"고 칭찬했다. 이어 "'우상'만 봐도 어떤 캐릭터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다"며 "각 인물들을 제대로 다 담아내려 하다보니 어렵다는 말도 나오는데, 다음엔 등장인물을 좀 줄여서 가자고 말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한편 '우상'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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