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붙은 사업재편…보수적인 LG까지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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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연료전지 사업 등 '철수'…자동차 전장에 집중 투자 나서국내 대기업의 기업 인수합병(M&A) 키워드는 한동안 ‘자산 규모 늘리기’였다. 회사를 매각하는 건 재무구조가 악화돼 울며 겨자먹기로 주력 사업을 내다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비핵심사업을 과감하게 팔아 몸집을 줄이고, 이를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주력 사업 및 신성장동력에 투자를 집중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CJ, 사료사업·케이블TV 매각
SK, 해운 경영권 등 처분
그동안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아온 LG그룹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정한 자동차 전장 등에 집중하기 위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업체인 서브원 지분 60.1%를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한 데 이어 최근에는 수년간 2500억원을 투자한 연료전지 자회사 LG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대신 지난해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헤드라이트업체 ZKW를 (주)LG와 함께 11억유로(약 1조4500억원)에 사들였다.
SK그룹은 지난해 SK E&S의 파주에너지 지분과 SK해운 경영권 등을 매각했다.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은 최대한 팔아 현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급성장하는 냉동물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중국 물류회사 ESR, 베트남 유통기업 마산그룹 등에 지분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LS그룹은 LS엠트론의 오토모티브 및 동박사업부를 지난해 KKR에 매각하고 그룹 핵심인 전력 인프라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스마트 에너지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