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미세먼지' 마케팅 열 올리지만…코 세척기 잘못 사용하면 중이염 유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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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미세먼지 공습으로 제약업계가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비롯해 인공눈물, 비강 세척제, 진해거담제 등의 매출이 급격히 늘었는데요. 미세먼지에 효과가 있다고 광고하는 ‘안티 더스트’ 마케팅도 활발합니다. 하지만 마스크를 제외하고 미세먼지 차단이나 흡착 효과를 임상으로 입증한 제품은 거의 없습니다. 비염이나 인후염 등 호흡기 질환자들이 주로 사용하던 제품들이 미세먼지 차단 아이템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죠.
여성 필수품 된 안약·아이봉 등 안구 건조증·눈병 일으킬 수도
렌즈 대신 안경…소금물 가글을
대표적인 제품이 비강 세척기입니다. 콧속의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 오염물질을 씻어주는 효과가 있어 일반인들도 많이 사용하는데요. 지난해 한 연예인이 TV프로그램에 나와서 사용하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용 방법은 세척 분말과 물을 세척 용기에 넣고 녹인 다음 코에 주입한 뒤 빼내는 겁니다. 세척 분말에 들어 있는 염화나트륨과 탄산수소나트륨이 콧속 오염물질을 흡착해 배출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수압을 잘 조절하지 못하면 코 점막이 손상될 수 있고 중이염에 걸릴 위험도 있습니다.안약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세먼지로 눈이 뻑뻑하거나 피로하다면 인공눈물을 넣어주면 도움이 됩니다. 히알루론산 나트륨이나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멘톨 성분이 함유된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이 시중에 나와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안구에 윤활유 작용을 해서 유해균으로 인한 결막염이나 각막 손상, 안구건조증 등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면 안구 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아이봉’처럼 안구를 세척해주는 제품도 있는데요. 예전에는 콘택트렌즈나 눈 화장으로 눈 속에 이물질이 들어가기 쉬운 20대 여성을 주로 공략했다면 최근에는 미세먼지 아이템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아이봉에는 각막 보호 성분인 콘드로이틴설페이트나트륨과 비타민 B12·B6 등이 들어 있어 눈을 보호해준다고 광고하고 있는데요. 항염증 작용을 하는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유사 물질도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들이 가려움을 가라앉혀주고 충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내성이 생겨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화학 세정제를 종류별로 사용하기보다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을 끼고, 외출 후 바로 양치와 소금물 가글을 하고 눈과 코를 깨끗이 씻어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