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朴정부 복지부 장관 출신 '파격 발탁'…박영선 '재벌 저격수'서 中企 주무장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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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용 갖춘 문재인 정부 2기 내각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는 여당 안에서 대표적인 ‘비문’(비문재인)계 의원들로 분류된다. 여권에서 “비주류 등용을 통해 당내 탕평 메시지를 보낸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한 것도 문재인 대통령과 결코 가깝다고 보기 어려운 두 사람의 이력 때문이다.
박 의원은 2012년 문 대통령이 처음 대통령 후보에 도전했을 당시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으나 캠프 안에서 친노(친노무현) 그룹과 갈등을 빚은 뒤 차츰 소원해졌다. 안철수 전 대표가 민주당을 나와 국민의당을 창당할 때 동반 탈당설이 나올 정도로 친노 그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2017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후보 캠프를 지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박 의원을 중기부 장관으로 발탁한 데는 강한 업무 추진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성 최초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의정 활동 내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 해소에 천착한 전문성을 두루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 3년차를 맞아 엄중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진정한 친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후보자가 차기 중기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 당면한 과제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는 문제다. 업계에서는 박 후보자가 정부의 정책 나팔수가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변인이 돼주길 바라고 있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박 후보자가 ‘재벌 저격수’ 이미지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동안 보여준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진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보수·진보 정권에서 모두 장관을 맡는 독특한 경력을 갖게 된다. 진 의원은 2016년 초 20대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당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영입한 인사다. 문 대통령과는 이렇다 할 인연이 없다. 진 후보자가 이날 인사 발표 후 “생각지도 않은 제안을 받아 저도 의외라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2004~2005년 대표 비서실장을 맡았던 원조 친박(친박근혜)으로 꼽혔으며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 부위원장,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핵심 국정과제였던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연계에 반대하며 장관직을 사퇴하면서 갈등을 빚은 끝에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에 탈락했다. 이를 지켜본 김 전 위원장이 영입, 민주당 간판으로 용산에서 4선에 성공했다.
‘조용한 선비 스타일’로 일처리가 꼼꼼하다는 평가다. 진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막중한 책임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국민 안전을 보장하는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정책 역량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진영 행안부 장관 후보자△1950년 전북 고창 출생
△서울 경기고·서울대 법학과 졸업
△제17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
△제50대 보건복지부 장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장
△17~20대 국회의원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
△1960년 경남 창녕 출생
△서울 수도여자고·경희대 지리학과 졸업
△서강대 언론대학원 석사
△MBC 보도국 기자 앵커
△열린우리당 대변인
△제17대, 18대, 19대 국회의원
△19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제20대 국회의원·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이해성/이우상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