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인공혈관 대란' 해결 위해 미국行

美고어, 수익성 악화에 공급중단
2년째 재고 부족해 수술 차질
보건당국이 국내에 인공혈관 공급을 중단한 미국 고어 본사를 방문해 해결 방안을 찾기로 했다. 고어 측이 국내에 인공혈관 공급을 중단한 지 2년 가까이 지나면서 재고가 부족해 수술이 차질을 빚는 등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는 지난 9일 미국 고어 측에 본사를 방문해 공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10일 발표했다. 식약처는 고어의 답변이 오는 대로 방문단을 꾸려 미국 본사를 찾을 계획이다.고어텍스 등을 생산하는 고어는 2017년 10월부터 직경이 넓은 인공혈관을 국내에 공급하지 않고 있다. 소아심장수술(폰탄수술)에 쓰는 치료재료다. 직경 10㎜가 넘는 인공혈관을 공급하는 업체는 국내에도 있지만 수술 부작용이 적은 소재의 인공혈관을 공급하는 곳은 고어뿐이다. 그동안 병원들은 미리 구매해둔 재고분으로 소아심장수술을 해왔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보유한 재고 물량이 바닥났다. 이 때문에 일부 소아 환자가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서 환자단체 등은 정부가 적극 개입해 공급을 재개해달라고 요구했다.

고어 측은 2016년 정부가 치료재료 가격을 일괄 인하하자 수익성이 떨어져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의료계는 파악하고 있다. 또 생산설비의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인증 과정에서 부담을 느낀 것도 한국에서 철수한 원인으로 추정했다. 식약처와 복지부는 고어 관계자를 만나 “인공혈관을 대체할 제품이 없다”고 설득할 계획이다. 고어가 국내 공급을 중단하면서 “대체품이 없으면 공급을 재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바뀐 치료재료 가격 기준에 따라 이전보다 가격을 올려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