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주말에도 '민심 챙기기' 강행군…대권 질문엔 미소만

강화 교동도·평화전망대 등 방문
실향민 만나 위로 건네고 시민들에 "평화가 경제" 강조

정치권 "물밑 대권행보" 지적도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9일 북한 출신 실향민들이 모여 사는 인천 강화군 교동도 대룡시장의 교동이발소에 들러 지역 주민과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는 요즘 주말이면 민심 다독이기에 여념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3년차에 들어서며 지지율 하락세가 계속되는 등 민심이 흔들리자 전국을 도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공식 일정에 없는 잠행이지만 매주 이어지고 있다.

이 총리가 지난 9일 찾은 곳은 인천 강화군 최북단의 교동도와 평화전망대다. 교동도는 황해도 연백 출신 실향민이 주로 사는 지역이다. 이 총리는 이곳 대룡시장에서 이발관을 운영하는 한 실향민을 만나 “어서 고향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날이 와야 할 텐데…”라며 위로를 건넸다. 평화전망대를 방문해선 ‘원래 하나였던 것은 다시 하나가 돼야 한다’고 통일을 염원하는 글귀를 남겼다.이 총리는 그동안 주로 산업현장과 전통시장을 찾아 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을 만났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산업현장만 14곳을 찾았고, 서울 남대문시장과 경동시장은 물론 대전 유성 5일장 등 지방 전통시장도 빼놓지 않았다.

이날은 평소와 달리 안보 행보에 나섰다. 미·북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되며 한반도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자 민심 끌어안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리는 동행한 기자에게 “국민이 평화를 실감하고 있다. 교동도와 강화에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며 “작은 의미에서의 경험이지만 평화가 경제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데 대해선 “비핵화는 어차피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회담 결렬 후에도 미·북 사이에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본질은 그대로 두고 접근 방법이 달라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올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역사 유적지 탐방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올 들어 찾은 전국 유적지만 9곳에 달한다. 이날은 전등사와 고려가 몽골의 침략을 받은 뒤 임시수도로 삼았던 고려궁지를 둘러봤다. 총리실 관계자는 “평화와 안보가 다르지 않다는 뜻을 담은 일정”이라고 말했다.이 총리가 최근 가장 신경을 쏟는 분야는 미세먼지 대책이다. 총리 직속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꾸려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 총리는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한·중 협력을 강조했다.

이 총리가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사진 촬영을 요청하며 환호했다. 이 총리는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된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 총리의 지역 행보를 대권 도전과 연결해 해석하고 있다. 실제 각종 여론 조사에서 이 총리는 진보진영 차기 대선주자 1위 후보에 오르고 있다. 이 총리는 기자가 ‘높은 인기를 보니 지지율이 허수가 아니었다’고 하자 미소만 지은 채 말을 아꼈다.

강화=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