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지난해 2.5조 배당

기업가치대비 낮은 주가 부양 위해
전년 대비 2037억원 늘려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배당금 총액이 작년 처음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실적 개선과 함께 실제 자산가치보다 저평가된 주가로 인해 금융지주들이 배당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작년 4대 금융지주의 배당금은 2조5208억원으로 전년(2조3171억원)보다 2037억원(8.8%) 증가했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이 759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7530억원) 하나금융(5705억원) 우리금융(4376억원)이 뒤를 이었다.

4대 금융지주 배당금 총액은 2017년 2조원을 처음 돌파한 뒤 1년 만에 2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급증했던 2011년(9799억원)과 비교하면 157.3%나 늘었다. 이들 금융지주의 배당은 당기순이익 증가 속도보다 빠르게 늘었다. 작년 4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10조4990억원으로 2011년(8조8322억원)보다 18.9%(1조6668억원) 증가했다.

작년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은 하나금융(25.5%) KB금융(24.8%) 신한금융(23.9%) 우리금융(21.5%) 등의 순이었다. KB·신한·하나금융은 배당성향이 상승했지만 우리금융은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증가폭이 작아 전년(26.7%)보다 낮아졌다. 올해 인수합병(M&A)에 대비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금융지주가 배당금을 늘린 것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펀더멘털 대비 낮은 주가 수준이 이어지면서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보면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여전히 많이 낮은 편”이라며 “주주가치 제고 등의 측면에서 금융지주의 배당성향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지분 비율이 높은 이들 금융지주의 배당이 늘면서 국외로 빠져나가는 자본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