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운전자 조작없이 차선변경 '척척'…5G 자율주행차, 서울 한복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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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합류, 제한속도에도 척척 반응
사고 없이 일반 도심 8km, 25분간 주행
전문가 “자율주행차 원천 기술 모두 외국에”
![](https://img.hankyung.com/photo/201903/01.19127882.1.jpg)
11일 오전 11시께 5G(5세대 이동통신) 자율주행차 ‘A1’(에이원)이 통제되지 않은 도심도로에서 일반 차량들 틈에 섞여 달렸다. 도착지까진 약 8㎞ 거리다. A1은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 가능한 단계의 자율주행차다. 앞좌석에는 운전자와 동승자가 함께 탔다. 현행 교통법규상 자율주행차량에는 운전자가 탑승해야 한다. 자율주행차 운전자는 자율주행 모드를 켠 뒤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가속을 하거나 제동을 걸지 않았다. 핸들에서도 손을 뗐다. 조종 없이도 자동차 핸들은 쉴 새 없이 좌로 우로 움직였다.
서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는 많은 차량들이 통행했다.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으니 속도를 낮춰달라거나 피해달라는 등의 통제를 받지 않은 상황이다. 다소 복잡한 교통상황에도 불구하고 A1은 전·후·측방 차선 변경, 끼어들기 등에 유연하게 대응했다.
![5G 자율주행차 ‘A1’이 도로를 달리는 모습](https://img.hankyung.com/photo/201903/01.19127881.1.jpg)
성수대교 남단에서 북단으로 이동하는 구간에서도 차량 진입에 자연스럽게 성공했다. A1이 달리던 중, 갑자기 ‘목적지가 변경됐습니다’하는 안내 목소리가 들렸다. 생중계를 위해 A1에 탑승한 리포터는 “관제센터에서 5G망으로 A1 차량에 사고정보를 전달해왔기 때문에 주행 거리가 바뀌었다”며 “서울숲 주차장 인근에 사고가 발생해 서울숲 후문 주차장으로 목적지가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고 현장도 빠르게 판단해 운전자에게 즉시 알려주는 기능이다.
A1은 목적지 코 앞에서 방지턱을 인지했다. 방지턱을 만나자 A1은 속도를 줄여 자연스럽게 방지턱을 넘었다. 25분간의 자율주행차 주행은 아무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선우명호 한양대학교 ACE랩 교수는 “5G 자율주행차는 교통체증 해소, 안전사고 예방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이다”며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돕고 돌발 변수에 대응하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궁극적으로 완전 자율주행(5단계)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LG유플러스 FC부문장 전무는 “5G 통신망의 초저지연성은 자율주행차의 안정성을 높여줄 핵심 요소”라며 “한양대학교 ACE랩의 앞선 자율주행 기술과 LG유플러스의 5세대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공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한편 선우 교수는 이날 A1 자율주행차 시연과 함께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국내 규제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국내에서 자율주행 허가를 받은 차가 60대밖에 안된다”며 “중국 바이두가 2000대를 발표했고, 미국 웨이모는 6만대 규모의 자율주행 택시 사업을 하고 있으니 우리나라는 아쉬운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센서인데, 불행하게도 원천 기술이 모두 외국에 있다”며 “라이다는 국방용이기 때문에 군수산업이 발달한 미국, 독일, 프랑스 등이 강하고 레이더도 마찬가지다. 카메라도 고속주행 시 앞이나 옆 물체들을 인식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러한 기술들이 아직 국내에서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