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평화·번영 지혜빌려달라" 브루나이 국왕 "긴밀협력"

한-브루나이 정상회담…"한반도 평화 국제노력 공감, 대화 모멘텀 유지 중요"
문대통령, 볼키아 국왕에 "점보기 조종해 한국 오시면 국민들 기뻐할 것"
LNG 시장진출 기회·현지 인프라 참여 확대·지적재산권 협력 강화 등 기대
브루나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브루나이 하싸날 볼키아 국왕과 정상회담을 했다.문 대통령은 브루나이 왕궁에서 진행된 회담에서 "브루나이는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신남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앞으로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국왕님께서 지혜를 빌려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1월에 한국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국왕님을 다시 뵙길 희망한다"고 말하고, 특히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 가진) 국왕님께서 직접 점보비행기를 조종하시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모습을 우리 국민이 본다면 더욱 기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볼키아 국왕은 이에 "대통령님을 맞이해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앞으로 대통령님과 더 긴밀히 협력하고, 이를 통해 양국의 관계를 더 격상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한-브루나이 정상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브루나이 '비전 2035' 정책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교류를 확대해 가기로 했다.특히 통상과 투자에서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공감했고, 브루나이는 리파스 교량과 현재 진행 중인 템부롱 교량 건설을 비롯한 브루나이의 인프라 사업에 한국이 참여한 것에 대해 환영과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왕의 위업을 상징하는 대규모 역사에 참여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주요 국가 발전 사업에 계속 기여하길 기대하며, 국왕님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말했다.에너지 분야에서도 양국은 석유·가스 등 분야에서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LNG(액화천연가스)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이 단순한 교역을 넘어 개발·판매 등 전분야로 확대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은 석탄·화력 발전을 LNG로 바꾸는 사업을 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브루나이가 사업을 입찰하면 우리나라도 적극 참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서는, 두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 및 한반도에서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 구축에 국제 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

두 정상은 또 최근 한반도 정세 진전과 관련해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평가하고,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공동성명에서 강조했다.
정상회담 후에는 양국의 자원·기술혁신 분야 등의 투자협력 양해각서(MOU), 특허협력조약 하 국제조사기관 지정 MOU, 과학기술 협력 MOU 등 양해각서 체결식이 진행됐다.

이 가운데 '특허협력조약 MOU'는 브루나이의 국제특허출원을 위한 국제조사기관으로 한국 특허청을 지정하는 내용으로, 양국 지적 재산권 분야 협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는 또 이날 정상회담에서 LNG 개발부터 판매까지 모든 범위에 걸쳐 협력을 확대하도록 지원하기로 뜻을 모은 것 역시 양국 협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정상회담에 앞서 진행된 사전 환담에는 한국 측 대표단과 브루나이 왕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슬람 문화권 특징대로 남녀 간 좌석을 분리해 배치한 것도 눈에 띄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