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도 카드 가맹점 수수료 현대차와 합의

비씨, 현대차 제시안 수용키로
수수료 0.04%P 인상으로 결론

신한·삼성·롯데카드는 '계약해지'
비씨카드가 11일 현대자동차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상 수준에 대해 합의했다. 14일부터 비씨카드와 계약을 해지하겠다던 현대차의 방침도 없던 일이 됐다. 다만 신한·삼성·롯데 등 3개 카드사는 현대차와 수수료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계약 해지 등 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봤다”며 “현대차가 제시안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수수료 인상폭은 비씨카드가 당초 현대차에 통보한 인상폭에 비해서는 절반 이상 낮은 수준인 0.04%포인트 수준으로 알려졌다. 비씨카드는 기아자동차와도 비슷한 수준에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정해진 현대·기아차의 비씨카드 수수료율은 1.8%대 후반으로 전해졌다.당초 카드사들이 지난달 초 현대·기아차에 밝힌 수수료 인상폭은 0.14~0.15%포인트였다. 기존 1.8% 초중반 수준에서 1.9% 중후반대로 올려야 한다는 방침이었다. 현대·기아차는 처음엔 수수료 인상이 불가능하다며 최대 인상 수준을 0.02%포인트로 못 박았다. 여기에 카드사가 움직이지 않자 현대·기아차는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결국 KB국민·하나카드 등은 지난 10일 당초 목표로 한 1.9%대에 못 미치는 1.89% 수준에서 합의하면서 계약 해지 대상에서 빠졌다. 현대·농협카드 등도 비슷한 수준에서 합의했다.

그렇다고 모든 수수료 갈등이 봉합된 것은 아니다. 카드업계 1, 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를 비롯해 롯데카드까지 3개사는 현대차가 제시한 조정안을 여전히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일 이들 3개 카드사와 현대차 간 계약은 해지됐다. 기아차 역시 11일 같은 3개 카드사와 계약을 끊었다. 현대·기아차 영업점에선 신한·삼성·롯데카드를 받지 않고 있다.

다만 추후 협상으로 계약이 재개될 수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당초 통보한 인상안보다는 낮지만 현대차의 조정안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다시 제안을 보냈다”고 말했다.금융계에선 통신사, 백화점, 대형마트, 항공사 등 다른 대형 가맹점의 수수료 협상도 현대차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서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대 0.3%포인트를 올려달라는 카드사들의 주장과 올려줄 수 없다는 대형 가맹점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다가 카드사가 주장한 인상폭의 절반 이하에서 인상폭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