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완화기조 재확인…파월 "금리인상 안 서두른다"

CBS '60분' 인터뷰…"지금이 거의 중립금리 수준" 진단
"올해 美경기 둔화해도 건강"…"트럼프 압박-연준정책 무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변동에 서두르지 않는다는 연준의 방침을 재확인했다.미국의 경기후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 불경기의 여파로 미국도 경기둔화가 있으나 올해 건강한 수준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CBS 방송이 방영한 '60분'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경제가 아주 좋은 위치에 있으며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물가상승률도 완만하며 우리의 정책금리는 적절한 수준이므로 인내심을 갖겠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연준이 최근 반복적으로 말한 '인내심'이란 무엇을 뜻하는지 질문에도 파월 의장은 "우리가 금리 정책을 바꾸는 데 전혀 급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좀 더 명확하게 설명했다.그는 "우리 금리 정책은 현재 아주 좋은 위치에 있다"며 "우리 금리는 경제를 촉진하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정도의 범위에 있다는 점에서 거의 중립적(roughly neutral)"이라고도 강조했다.

연준은 지난해 4차례에 걸쳐 연방기금 금리를 인상했으며 1월 2.25∼2.50%에 동결했다.

한창 금리를 인상하던 시기 연준 주요 인사들은 중립금리 수준을 3%가량으로 봤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한 발언에서는 이를 훨씬 낮췄다.파월 의장은 연준이 2% 물가상승률 목표치 달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2%를 약간 웃도는 물가상승률에 2%에 약간 밑도는 물가상승률에 대해서만큼 과잉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언제나 2%로 돌아가려 하겠지만 양쪽에 똑같이 대칭적인 방식으로 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를 대체로 긍정적으로 진단하면서 외부 여건을 경계했다.그는 "약간의 둔화를 보고 있지만, 우리 경제에 주요 리스크는 중국과 유럽의 성장 둔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같은 리스크 이벤트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가 불황을 향해 가고 있는지 질문에도 미국 경제성장률이 금융위기 후 가장 높았던 지난해보다 둔화하겠지만 "올해 계속 플러스(positive)로 건강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 여건이 전반적으로 건전하다면서 신용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차)와 주식시장 평가가치도 정상적 수준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면 연준의 중앙은행으로서 독립성을 재차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이뤄진 금리동결이 백악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연준의 금리 인상을 수차례에 걸쳐 맹렬하게 공격했으며 이달 초에도 달러 강세를 파월 의장의 탓으로 돌리며 비판했다.

파월 의장은 대통령이나 선출직 공직자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거절하면서도 연준 의장을 대통령이 해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법은 내 임기가 4년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 나는 이를 수행할 의사가 완전히 있다"며 "내 의무는 의회가 부여한 것이며 우리는 엄격하게 비정치적 방식으로 정책을 이행해 모든 미국인을 위해 일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은 금리변동 판단에 경제성장률과 일자리 창출, 임금 등 고용시장 상태, 물가상승률을 주로 보고 세계 경제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연준 의장으로 '60분' 인터뷰에 나선 것은 파월 의장이 처음은 아니다.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벤 버냉키 의장이 인터뷰에 나섰고 재닛 옐런 의장도 임기를 마칠 때 출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