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서 쓰고 헤어무스처럼 칠하고…인테리어용 페인트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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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꾸미기 열풍으로 시장 '쑥쑥'맥주캔보다 작은 미니 페인트, 헤어무스처럼 쓱쓱 칠하는 페인트, 유아 요구르트같이 짜서 쓰는 페인트….
최근 새롭게 나온 페인트 종류다. 직접 페인트칠을 하는 소비자가 증가하자 페인트 업체들이 인테리어용으로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노루페인트는 세계적 색채 연구기관인 팬톤과 손잡고 매년 팬톤에서 발표하는 ‘올해의 색’에 자체 개발한 기술력을 더해 업그레이드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엔 공기정화 효과가 있어 미세먼지를 잡는 ‘팬톤 에어프레쉬’를 내놨다. 유리에 칠하면 단열 기능이 생기는 ‘큐피트’도 인기다. 300mL짜리 소용량 페인트는 SNS에서 ‘귀엽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삼화페인트는 초보자를 겨냥해 ‘쉬운 페인트’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헤어무스 제형으로 잘 흘러내리지 않는 ‘스무디스테인’, 유아용 요구르트처럼 짜서 쓰는 ‘홈스타파스텔 오케이플러스’, 아크릴 물감처럼 채색할 수 있는 ‘아트페인트’ 등이다. 이 밖에 균열이 가지 않는 ‘스포탄 KS1류’(KCC), 공방 작가에게 알맞은 ‘드림코트’(강남제비스코), ‘곰팡이 방지 페인트’(조광페인트) 등 틈새시장을 겨냥한 제품도 쏟아지고 있다.페인트 업체들이 이처럼 직접 소비자 공략에 나선 이유는 시장의 잠재력 때문이다. 현재 국내 인테리어용 페인트 시장은 1000억원 규모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4조원인 전체 페인트산업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이 시장이 매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집꾸미기 열풍이 부는 것도 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향란 삼화페인트 컬러디자인센터장은 “젊은 층 사이에서 ‘페인트가 벽지를 대체할 수 있는 건자재’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색을 골라 벽이나 인테리어 소품에 칠하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는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페인트 최대 수요처인 전방산업의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 조선 및 자동차산업 부진으로 페인트 업체들이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으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상품 강화를 선택했다는 얘기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출시되는 페인트가 벽지를 대체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벽면 색만 바꿔도 집안 전체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페인트는 다양한 색깔을 갖춘 데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노루페인트는 2100여 개, 삼화페인트는 950여 가지 컬러를 갖추고 있다. 20평대 아파트의 거실 벽면 한쪽(6㎡)을 칠하는 페인트 한 통은 1만~2만원 수준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