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 "유산과 이혼 경험…가족 의미 남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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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사람이 좋다' 출연, 가슴아픈 가족사 공개김미화가 네 아이의 엄마가 된 사연을 공개한다.
김미화 "35살 발달장애 아들, 잘 키울 수 있을까 걱정"
개그우먼 김미화는 12일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 출연한다. 김미화는 유산과 이혼, 재혼에 얽힌 사연 뿐 아니라 아픈 손가락인 35살 발달 장애 아들을 키우는 일상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김미화는 "음메 기 살아"를 외치던 순악질 여사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개그우먼이다. 1983년 스무살의 나이로 개그계에 데뷔, 1987년 개그맨 김한국과 '쓰리랑 부부'를 연기하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쓰리랑 부부'는 시청률 66%에 육박했고, 7년간 이어지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덕분에 김미화는 여성 최초 KBS 코미디 대상 사상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김미화는 '사람이 좋다' 녹화에서 "최고의 개그우먼이 된 데에는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열망이 자리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김미화가 9살때 아버지가 폐질환으로 사망하고, 어머니가 수유리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며 김미화와 동생을 키웠다. 김미화는 홀로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그녀는 스무 살의 나이에 개그 콘테스트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개그우먼이 됐다.김미화는 "불쌍한 우리 엄마를 위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빨리 우리 엄마를 이 어려운 생활에서, 궁핍한 생활에서 구출해 내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게 있었다"고 전했다.
개그우먼으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며 승승장구했지만 김미화는 여자로서는 큰 아픔을 겪었다고도 털어 놓았다. 스물셋 나이에 결혼해 '쓰리랑 부부'를 하며 바쁘게 지내던 차에 임신을 한 것. 하지만 6개월 만에 바쁜 스케줄로 유산이 됐다.
그 후 뒤늦게 두 딸 윤유림과 윤예림을 얻었지만 결혼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2005년, 김미화는 이혼이라는 두 번째 시련을 맞았다. 개그우먼으로 최정상에 오르며 화려한 시절을 보내던 그 때, 여자로서는 가장 아픈 시간을 보냈던 것. 김미화에게 2007년 두 번째 사랑이 찾아왔다. 가수 홍서범의 소개로 남편, 윤승호 교수와 인연을 맺게 된 것. 김미화는 이혼 후 두 자녀를 홀로 키우고 있던 윤승호 교수의 부성애에 끌렸 재혼을 하며 두 사람은 서로의 자녀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돼줬다. 재혼과 함께 김미화도 아들 하나, 딸 셋, 네 자녀의 어머니가 됐다.
그 중에서도 가슴으로 낳은 큰 아들 윤진희는 김미화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서른다섯이지만 어
린아이의 지능을 가지고 있는 아들은 발달장애를 앓고 있다. 김미화는 스케줄이 없는 날은 꼭 아들을 부부가 운영하는 용인 카페에 직접 데리고 온다. 음악에 재능이 있는 아들을 위해 카페 옆 드럼 연습실까지 마련해주는 등 최고의 엄마가 되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미화가 윤승호 교수와 재혼을 하고 처음부터 행복한 꽃길만 펼쳐진 건 아니다. 엄마의 재혼과 함께 두 딸 유림이와 예림이는 방황하기 시작했다. 두 딸이 엇나가는 것이 걱정된 김미화는 재혼 이듬해, 십대였던 두 딸을 미국으로 유학 보냈다. 어린 마음에 엄마에게 버림받았다고 오해한 딸들은 서운했다고 지금에야 이야기한다. 김미화 역시 두 딸을 12년 동안 보살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두 딸은 지난해, 유학 생활을 마치고 엄마가 있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현재 두 딸은 용인 카페에서 요리를 직접 하는 등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두 딸은 김미화 부부와는 물론 오빠 윤진희와도 허물없이 지내고 있다. 김미화의 막내딸 윤예림은 오빠 윤진희를 직접 이발시켜주며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끈끈한 우애를 자랑했다.
김미화 가족의 여행기도 공개된다. 김미화는 지난 12년 간 떨어져 지내며 두 딸과 1년에 한두 번 만나기만 했다. 두 딸과 함께 긴 시간 여행을 해본 적인 없던 김미화 부부는 딸들과 함께 미국으로 향했다. 가족이 선택한 여행지는 남편 윤승호 교수가 대학원 생활을 한 미국 뉴올리언스. 그곳에서 김미화 가족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특별한 여행을 시작했다.
아빠는 요리에 관심이 있는 딸들을 위해 현지 요리 체험을 신청하기도 했다. 두 딸 윤유림과 윤예림은 새로운 요리를 배우며 마음속에 담아놨던 이야기를 꺼냈다. 딸들을 위한 여행을 마치고 윤승호 교수는 생애 첫 길거리 버스킹에 도전했다. 아내 김미화 몰래 한국에서 새 기타를 구입해 간 윤승호. 그런 남편의 모습에 김미화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61세의 나이에 도전하는 남편의 모습을 김미화는 두 딸과 함께 관객이 되어 열렬히 응원해줬다.
김미화 가족은 뉴올리언즈에서 15시간을 달려 미국 남부 바닷가로 향했다. 해안가를 거닐며 부부는 딸들과 추억들을 만들어갔다. 열세 살에 미국에 갔던 막내딸 예림이를 스물다섯이 된 지금에서야 업어준 아버지 윤승호. 그런 부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김미화는 가족 간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여행이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
다. 한편 '사람이 좋다'는 매주 화요일 밤 8시 55분 방송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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