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사건 의혹 정리 안됐는데 왜 하필" 정준영 동영상 카톡 이슈몰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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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장자연 사건이 10년이 지나도록 우리에게 회자되는 이유는 여전히 의혹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남아 있기 때문이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 조사단이 지난해부터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조사를 벌이는 가운데 동료배우 윤지오는 지난 12일 과거사진상조사단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장자연 리스트' 유일한 목격자로서 외로운 진술을 이어갔다.윤지오가 검찰에 출석한 이날 공교롭게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정준영이 '성관계 몰카' 논란으로 언론의 플레쉬 세례를 받으면서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윤지오는 이날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그는 성 접대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는 언론인 3명과 정치인 1명의 이름을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10년전 장자연 사망 당시 발견된 자필 형식의 문건에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자신을 술자리로 부른 이들의 이름과 악행을 나열돼 있었다.'장자연 리스트'라 불린 그 문건에는 소속사 대표의 폭언과 폭행, 협박과 함께 강요에 의해 술자리에 나가 접대를 하고 심지어 성상납을 강요받은 상황이 4쪽에 걸쳐 명시돼 있었다.
이후 경찰과 검찰은 장자연 씨가 남긴 문건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확인했지만 수사 대상 대부분이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고 장자연의 매니저만 불구속 기소하고 의혹이 제기된 유력 인사들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정권교체가 이뤄진 지난 2017년, 그해 12월 발족한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 재조사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이듬해 1월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고, 이어 3월 재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23만을 돌파했고 과거사위원회의 권고를 받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6월부터 재수사에 착수했다.
부실수사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경찰이 검찰에 수사 자료를 넘기는 과정에서 장씨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 핵심 증거들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압수수색 과정 역시 주요 증거들이 빠진 채 허술하게 진행됐다. 장씨가 즐겨 사용했다던 미니홈피 내용을 들여다볼 영장조차 청구되지 않았다.
2009년 40명을 투입했다던 경찰은 과연 무엇을 수사했던 것일까.윤지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본 대한민국은 아직 권력과 재력이 먼저인 사회다"라면서 "범죄의 범위는 무엇은 크고 무엇은 작다라 규정할 수 없고 모든 범죄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외면하는 연예인 종사자들을 보면서 그들이 무섭고 함부로 나설 수 없다는 걸 알지만 하루에 수없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면서 "매일 홀로 짐을 싸고 거쳐를 옮겨다녔는데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해준 숙소에 머물수 있게 됐고 2시간 가량의 검찰 조사에도 임하면서 처음으로 포토라인에도 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신변보호가 이뤄지지는 않지만 사실을 규명하는 분들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이달 말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하지만 세간의 관심은 최근 터진 승리 성접대 의혹이나 정준영의 몰카 동영상 등에 쏠리는 상황이다.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나약하고 힘이 없다고 자신의 인권을 유린당하는 일이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성범죄 피해자들은 숨거나 세상을 떠나고 가해자들은 당당히 살아올 수 있었던 10년 전의 진실이 이번에는 드러날 수 있도록 관심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 조사단이 지난해부터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조사를 벌이는 가운데 동료배우 윤지오는 지난 12일 과거사진상조사단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장자연 리스트' 유일한 목격자로서 외로운 진술을 이어갔다.윤지오가 검찰에 출석한 이날 공교롭게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정준영이 '성관계 몰카' 논란으로 언론의 플레쉬 세례를 받으면서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윤지오는 이날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그는 성 접대 대상 명단에 포함됐다는 언론인 3명과 정치인 1명의 이름을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10년전 장자연 사망 당시 발견된 자필 형식의 문건에는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말과 함께 자신을 술자리로 부른 이들의 이름과 악행을 나열돼 있었다.'장자연 리스트'라 불린 그 문건에는 소속사 대표의 폭언과 폭행, 협박과 함께 강요에 의해 술자리에 나가 접대를 하고 심지어 성상납을 강요받은 상황이 4쪽에 걸쳐 명시돼 있었다.
이후 경찰과 검찰은 장자연 씨가 남긴 문건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확인했지만 수사 대상 대부분이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소속사 대표와 고 장자연의 매니저만 불구속 기소하고 의혹이 제기된 유력 인사들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정권교체가 이뤄진 지난 2017년, 그해 12월 발족한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사건 재조사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론이 들끓었다. 이듬해 1월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고, 이어 3월 재조사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23만을 돌파했고 과거사위원회의 권고를 받은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6월부터 재수사에 착수했다.
부실수사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경찰이 검찰에 수사 자료를 넘기는 과정에서 장씨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 핵심 증거들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압수수색 과정 역시 주요 증거들이 빠진 채 허술하게 진행됐다. 장씨가 즐겨 사용했다던 미니홈피 내용을 들여다볼 영장조차 청구되지 않았다.
2009년 40명을 투입했다던 경찰은 과연 무엇을 수사했던 것일까.윤지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제가 본 대한민국은 아직 권력과 재력이 먼저인 사회다"라면서 "범죄의 범위는 무엇은 크고 무엇은 작다라 규정할 수 없고 모든 범죄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외면하는 연예인 종사자들을 보면서 그들이 무섭고 함부로 나설 수 없다는 걸 알지만 하루에 수없이 마음이 무너져 내린다"면서 "매일 홀로 짐을 싸고 거쳐를 옮겨다녔는데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해준 숙소에 머물수 있게 됐고 2시간 가량의 검찰 조사에도 임하면서 처음으로 포토라인에도 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신변보호가 이뤄지지는 않지만 사실을 규명하는 분들을 생각하며 오늘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이달 말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하지만 세간의 관심은 최근 터진 승리 성접대 의혹이나 정준영의 몰카 동영상 등에 쏠리는 상황이다.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나약하고 힘이 없다고 자신의 인권을 유린당하는 일이 더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성범죄 피해자들은 숨거나 세상을 떠나고 가해자들은 당당히 살아올 수 있었던 10년 전의 진실이 이번에는 드러날 수 있도록 관심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