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나경원 '대변인' 발언, 도저히 이해 안 돼"

"북미 2막 결렬됐지만 3막은 다를 수도…동창리 로켓발사는 '파국'"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고 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이해할 수 없다"며 나 원내대표를 비판했다.문 특보는 13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명사 초청 공직자 평화통일전문가 특강'이 끝난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나를 대변인이라고 하면 모르겠지만, 어떻게 문 대통령을 대변인이라고 하나.

그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현 정부에서 가장 친북 인사라고 하는 게 나인데, 나의 발언에 친북적 요소가 있었느냐"며 "지금 정부의 원칙은 하나도 바뀐 것이 없다"고 했다.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북한의 핵·경제) 병진은 안 된다는 것"이라며 "이는 우리 정부의 기본 원칙이고 거기에는 하나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발언했다가 더불어민주당의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문 특보는 강연에서 나 원내대표가 2월 문희상 국회의장과 방미했을 때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에게 종전·평화선언 등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며 "이런 것도 워싱턴의 (부정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특보는 다만, "한반도 비핵화가 총 5막이라면 싱가포르가 1막, 하노이가 2막에 해당한다"며 "2막은 결렬로 끝났지만 3막은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지금부터는 북미가 '바텀 업'(bottom up·실무진에서 협상해 올린 것을 정상이 최종 서명하는 방식)으로, 실무협상으로 가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정상회담도 좋지만, 실무회담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문 특보는 "미국도 '빅딜'을 일방적으로 요구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보고, 북한도 '스몰 딜'에 집착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본다"며 "우리 대통령이 촉진자 역할을 하면 좋은 결과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다.그는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에 대해 "만약 평화적 우주 개발을 위한 로켓 발사라 해도 치명적이고 파국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