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 '보잉 맥스' 114대 도입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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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개월새 2번 추락사고
中·英 등 20개국 운항금지
국내 항공사들이 최근 5개월 새 두 차례 추락사고가 난 미국 보잉사의 B737 맥스8 기종을 2027년까지 114대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영국 프랑스 등 20여 개국에서 해당 기종의 운항 금지를 발표한 만큼 국내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13일 “국토교통부에 확인한 결과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항공사 4곳이 다음달부터 2027년까지 114대의 B737 맥스8을 도입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이 56대로 가장 많다. 이어 대한항공(30대), 이스타항공(18대), 티웨이항공(10대) 순이다. 올해도 다음달 대한항공(6대)을 시작으로 이스타항공(4대)과 티웨이항공(4대) 등이 14대의 B737 맥스8을 들여올 예정이다.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보잉사는 “안전성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 세계 각국에서 운항 중단이 속출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B737 맥스8을 2대 보유한 이스타항공은 전날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잇단 추락사고로 국내 도입을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위약금 탓에 계약 파기도 쉽지 않다. 기체결함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을 취소할 경우 제조사인 보잉 측에 대당 수십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옵션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B737 맥스8 가격은 대당 13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종을 도입하는 국내 항공사들은 안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격납고 등에 보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해외 사고조사 진행 상황을 주시하면서 해당 기종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운항을 금지할 방침이다.이런 가운데 B737 맥스8을 운항한 미국 조종사들이 자동항법장치 작동 중 기수(機首)가 내려가는 현상을 경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AP통신은 이날 미 항공우주국(NASA)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항공기 안전 보고서 중에는 최소 2건의 해당 기종 관련 ‘자동 기수 내림’ 불만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 추락사고 발생 때와 비슷하다. 당시 조종사는 항공기 오작동으로 추락 전 11분 동안 30차례나 자동으로 기수가 내려가자 수동으로 끌어올리려 했지만 추락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