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노홍철 떠나버린 신흥시장…피지도 못하고 무너지나

'뷰'동산

'철든책방' 있던 용산 신흥시장 가보니


▶안혜원 기자
안녕하세요 집코노미TV 안혜원 기자입니다. 지금 제가 서있는 곳은 서울 용산구 해방촌 5거리 신흥시장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건물이 노홍철 책방으로 ‘핫’했던 건물인데요. 최근에 노홍철 씨가 이 건물을 팔아 7억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을 남겼습니다. 노 씨는 이 건물을 2016년 1월 6억7000만원에 샀습니다. 용산동2가 신흥시장에 접해 있는 건물이고요.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입니다. 매입 당시 이 건물은 주거용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노씨는 이 건물을 서점으로 개조해 운영해 왔고요. 그러다 지난해 10월 14억4000만원에 팔았습니다. 이전등기는 지난 19일에 이뤄졌습니다. 세금과 부대비용 등을 제외한 수익률이 114%에 달하죠.
▷용산 A 공인중개사
노홍철 씨가 3.3㎡당 4023만원에 팔았습니다. 제가 알기로 신흥시장 일대 역대 최고 매매가격인 것으로 압니다. 불과 2년 반 정도만에 두 배가 오른 것이죠.

▶안혜원 기자
여론은 시끄럽습니다. 해방촌 5거리 일대 상인과 주민들 사이에서는 “임대료와 주택 가격만 올려놓고 빠져나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연예인이 특정지역 부동산을 사면 주변 땅값이 덩달아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점을 활용해 땅값을 띄운 뒤 팔았다는 겁니다.
▷용산 주민 이모 씨
노홍철 씨가 음주운전 등으로 공백기를 보내다가 책방을 열면서 TV에 다시 나오기 시작한 걸로 알거든요. 그런데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선 “책이 좋아서 책방을 열었다. 책방에 있는 게 방송하는게 더 행복하다” 이런 얘기들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얼마 안지나서 책방을 팔았다고 하니 서점을 운영한 이유가 의심스러운 거죠. 진지하게 책이 좋아서 서점을 운영한다고 했는데 결국에는 차익남기려고 했던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용산 주민 김모 씨
제가 여기 주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데요. 저희 주민들은 이런 얘기를 해요. 진정성 있게 책방 운영을 한다 작년까지 그렇게 홍보하더니 그 시기엔 가게를 몰래 팔아버리고. 주변 동네 땅값 다올려놓고 자기만 이득 보고 나가는 사이에 이 동네에 사는 저희 주민들은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할 수가 없죠. 온갖 홍보 다하고 건물 가격 올려놓고 결국 팔고 이득을 본 채 나가는 노씨의 모습이 그리 좋아보이진 않네요.
▷이창동 밸류맵 팀장
신흥시장의 발전 가능성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서울시 개발 계획도 아직 많이 남아있고 미군기지 이전과 용산 개발 등 주변 계획들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향후 가격 상승 가치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주변을 보시면 골목도 굉장히 비좁고 면적도 작고 자체적인 활성화는 더 이상 어렵지 않을까 그런 우려도 있습니다.▶안혜원 기자
노 씨가 투자 고수란 분석도 나옵니다. ‘도시재생사업의 유인이 있는 지역에 먼저 싸게 들어가서 활성화시킨 후 시세가 오르면 차익을 보고 빠져 나오는 모범적인 투자 유형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이창동 밸류맵 팀장
신흥시장 상권 가격이 상당히 많이 올랐습니다. 2014년부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했는데 3.3㎡당 2100만 원이었던 가격이 2배 이상 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상권이 활성화 되면서 상업시설에 대한 가치들이 많이 올라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안혜원 기자
유명인인 노 씨가 방송, SNS 등을 통해 1인 책방 홍보에 열을 올리면서 낡은 전통시장인 신흥시장이 속칭 ‘뜨는 동네’가 된 겁니다.땅값 거품 논란도 있습니다. 노홍철 효과 등 때문에 적정가치 이상으로 올랐다는 지적입니다. 신흥시장 주변을 둘러보면 빈 가게가 종종 보입니다. 노씨의 책방 덕분에 건물 값이 오르고 임대료가 높아지면서 문을 닫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인근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용산 A 공인중개사
사실 노홍철 책방이 그렇게 장사가 잘 된건 아닙니다. 위치보세요. 손님 드나들기에 길도 좁고 오르막도 가팔라 좋지 않고. 그 근처 카페 음식점 등도 다 장사가 잘 안됩니다. 노홍철 건물은 너무 비싸게 팔렸습니다. 주변 부동산 업자들이 무슨 소리를 하냐면 “미쳤다. 그 돈 주고 어떻게 사지” 이런 소리들을 합니다.

주거용으로 사는 거면 몰라도 앞으로 그 건물은 그 돈 받고는 못팔 것 같습니다. 최근에 그 건물 주인이 월세를 내놓은 것으로 아는데요. 월 300만원에 보증금은 3000만원 선에서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주변 시세보다 2배 넘게 높아요. 건물 값을 너무 비싸게 샀다보니 이를 만회하려고 그런 것 같은데, 위치도 안좋고 노홍철 건물도 아닌데 세가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매매도 어렵고 아마 임대도 어려울 겁니다.

▷이만수 공인중개사
지금 그 일대가 해방촌이라고 하는데 도시재생사업을 하고 있는 지역이거든요. 남산하고 만일에 공원이 조성된다면 그쪽 부동산도 가격이 충분히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안혜원 기자
논란은 있지만 노홍철 씨 개인적으로는 본인의 유명세와 투자 정보, 부동산시장 트렌드 등을 잘 활용해 단기간에 큰 차익을 올렸습니다. 지금까지 안혜원이었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취재 안혜원 기자 촬영·편집 신세원 기자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