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선거제 개혁안, 초과의석 나오지 않도록 설계"

"국회의원 정수 늘면 국민 동의받기 어려워"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13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협상 중인 선거제 개혁안의 핵심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하되 초과의석이 나오지 않도록 설계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차담회를 열어 "독일식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무조건 초과의석이 발생한다"며 "지금 선거제 개혁 협상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초과의석이란 정당득표율 대비 지역구 의석수가 적은 정당에 의석을 추가로 보전해 주거나, 역으로 정당득표율 보다 많은 지역구 당선 의석수를 자동인정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의석을 일컫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전통이 깊은 독일의 2017년 총선 결과를 예로 들면 정당별로 기독민주당(CDU) 36석, 기독사회당(CSU) 7석, 사회민주당(SPD) 3석 순으로 초과의석이 발생했다.원내 진입한 정당 7곳 가운데 초과의석이 발생한 정당은 이들 3개뿐이었다.

독일은 이들 초과의석까지 합산해 정당별로 최소보장의석(예컨대 CDU 200석)을 산출한 뒤 그 최소보장의석을 모두 만족하는 의석 배분을 한 결과 의회 총의석수가 기준의석(598석)보다 111석 증가한 709석이 됐다.

현재 민주당과 야 3당은 민주당이 앞서 당론으로 채택한 '지역구 225석·비례대표 75석' 안에 준연동제를 적용하는 안을 중심으로 협상 중이다.준연동제는 정당 투표의 득표율의 절반(50%)에 해당하는 의석만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비례대표 의석은 현행 제도처럼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방식이다.

홍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이 당론으로 의원정수를 (30명 줄인) 270석을 내놓으며 그것이 국민 공감대라고 하는 상황에서 (초과의석 발생으로) 의원정수가 늘어난다고 하면 우리 안은 국민 동의를 받기 어렵다"며 "제도적으로 어떻게 초과의석이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연동비율을 40%, 60% 등 여러 가지로 조합해서 시뮬레이션도 해봤다"며 "어쨌든 초과의석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데 여야 4당이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독일식 연동형 비례제는 사실 내각제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대통령제와 충돌하는 것이 많아 그 제도를 가져올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 3당과 추진 중인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의 시한과 관련해선 "새로운 제도는 예측 가능해야 한다.

선거제 개혁은 하루라도 빨리하는 게 좋다"며 "선거제 개혁은 특히 제1당이 가장 큰 손해를 본다.

우리 당으로서도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선거제 패스트트랙에 함께 올릴 3대 개혁법안 가운데 국정원개혁법(국정원법 개정안)을 막판에 뺀 배경과 관련해서는 "대공수사권 이관하는 문제를 두고 바른미래당이 난색을 표했다"며 "다른 당에서 못 받겠다고 하니 다른 방식으로 (국정원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했다.이어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은 워낙 한국당과 견해차가 크기 때문에 패스트트랙에 반드시 넣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