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일 '단계적 비핵화' 촉구…내부엔 "제재 물거품 만들자"

북한이 연일 미국을 향해 영변 핵시설 폐기와 부분적 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단계적 비핵화'를 촉구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4일 '인류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로 나와야 한다' 제목의 기사에서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한 부분적 제재 해제요구는 현 단계에서의 미국 정부의 입장과 요구도 충분히 반영한 것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방안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언급된 비핵화 조치는 지난달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첫 단계 공정'이라며 미국에 제안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의미한다.

매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대결과 반목의 악순환을 끝장내고 새롭게 도래한 평화번영의 시대에 부응하려는 우리 공화국의 열망과 노력, 결단을 보여준 계기"라고 평가하며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아가려는 우리의 입장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급속히 진전된 북남관계 현실이 보여주듯이 일단 하자고 결심만 하면 못해낼 일이 없으며 반드시 서로에게 유익한 종착점에 가닿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다.이는 회담 결렬을 '일괄타결식 빅딜론'을 고수하는 미국 탓으로 돌리면서 단계적 비핵화만이 협상 재개의 유일한 해법임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그러나 대내적으로는 제재 극복을 위한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결속을 다지는 분위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인민대중의 절대적인 지지와 신뢰를 받는 공화국 정권은 필승불패이다' 제목의 사설에서 최근 치른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계기로 "우리 식의 투쟁방략과 창조방식으로 조국번영의 활로를 힘차게 열어나가야 한다"고 독려했다.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의 책동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며 "법적 투쟁과 법적 통제를 강화하여 우리 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저해하는 제국주의 사상문화가 우리 내부에 쉬를 쓸지 못하게 그 싹부터 철저히 짓뭉개버려야 한다"고 경계했다.

이어 "인민경제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주체화, 현대화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 올리고 과학기술의 위력을 남김없이 과시하여 적대세력들의 제재책동을 물거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