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은 쫙 빼고 기능·格은 업그레이드…봄 필드 '패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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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엔 인생 골프골프 인구가 증가하면서 골프산업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1조원이 채 안되는 골프용품 시장에 비해 골프의류 시장은 2017년 3조7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22% 성장한 수치다. 올해는 이를 훌쩍 뛰어넘어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골프웨어 붐’은 골프 인구 증가로 인한 것이라는 점 외에 평상복과 등산복의 경계를 허물었던 아웃도어 제품의 열풍과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다. 필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캐주얼한 스타일을 연출하면서 ‘격’을 지킬 수 있는 점 등이 중장년층에게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4조 골프웨어시장 뜨겁다
국산브랜드 왁 '윈핏 라인' 적용
과감해진 디자인 제품 내놔
매년 커지는 골프의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올봄에도 경쟁사 간 치열한 신제품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이미 쇼케이스를 마친 뒤 벌써 봄·여름 신상품을 앞세워 ‘고객 모시기’에 들어갔다.톡톡 튀는 디자인으로 젊은 층에 인기를 끌어온 국산 브랜드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골프웨어 왁(WAAC)도 올봄 한층 더 과감한 디자인을 들고나올 계획이다. 왁은 이번 봄 신상품에 개성있는 기존 그래픽 등을 넣는 스타일을 유지하고 실루엣 등에 변화를 줬다.
코오롱의 이번 신제품에 주목할 점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윈-핏(WIN-FIT) 라인이다. 윈-핏 라인은 골프에 최적화된 기능성 소재와 패턴을 적용한 제품 라인이다. 인체공학적 절개 패턴을 사용해 슬림한 실루엣을 완성하면서도 입은 사람의 편안한 움직임을 보장해주는 게 장점이다. 스윙 시 인체 변화가 가장 심한 등 쪽에 패턴을 설계해 착용감이 좋다. 색 역시 젊은 층이 선호하는 블랙과 화이트를 주로 적용했다.
왁의 이번 봄·여름 시즌 신제품 디자인 테마는 멕시코의 ‘바하칼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다. 왁 관계자는 “바하칼리포르니아의 이국적 자연 정취를 담기 위해 선인장, 고래, 서핑 등 바하칼리포르니아의 특징이 옷에서 드러나도록 디자인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타이틀리스트 어패럴로 ‘프리미엄 골프웨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아쿠쉬네트는 올해 또 다른 라인업 FJ(풋조이)까지 론칭하며 시장 공세에 나섰다. FJ는 지난해 기준 미국 골프 어패럴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골프데이타테크 발표 기준)를 차지한 기업으로 바람막이와 비옷 등 ‘퍼포먼스’에 기반을 둔 브랜드다.
FJ는 최근 연 쇼케이스에서 “디자인과 핏, 소재, 컬러 등 모든 부문에서 한국 시장과 한국 골퍼만을 위해 개발했다”고 밝혔다. 또 FJ를 대표하는 골프화도 꾸준히 출시할 예정이다. 아쿠쉬네트는 FJ 브랜드의 럭셔리 퍼포먼스 골프화 ‘1857’을 공개하기도 했다.
FJ는 기존 타이틀리스트 어패럴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20~40대를 겨냥해 젊은 층을 타깃으로 삼는다. 가격대도 타이틀리스트 어패럴과 차이를 둔다. 대부분 제품이 20만원대를 넘지 않는다.소위 ‘짝퉁’이 나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타이틀리스트 어패럴도 봄·여름 맞이 신제품을 대거 출시한다. 이번 봄·여름 제품에는 통기성을 제공하기 위해 ‘에어 패널’ 기술 등을 접목했다. 신체 부위마다 ‘펀칭 디자인’을 넣어 쾌적함을 제공한다. 펀칭 디자인 기술은 신체부위의 열감과 운동성에 따라 디자인을 차별화한 설계다. 부위에 따라 펀칭 개수와 사이즈, 디자인이 다르다. 시원함을 넘어 쾌적함을 제공한다는 게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의 설명이다. 또 ‘스트레치 패널’을 넣어 골프 스윙 때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국산 인기 브랜드 와이드앵글도 봄맞이 상품을 대거 출시했다. ‘고어 윈드스토퍼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여성용과 남성용으로 나뉜 윈드스토퍼는 움직임이 많은 팔과 등 부위에 스웨터 원단을 덧대 보온성을 강화한 것은 물론 착용감을 놓치지 않았다. 또 일상생활과 골프 라운드에서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클럽 스칸딕’ 라인도 내놨다. 트렌치코트, 무릎 기장의 슬릿(옆트임) 큐롯, 원피스, 데님 소재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특별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패셔니스타를 겨냥했다.
와이드앵글 관계자는 “고어 윈드스토퍼는 최근 미세먼지까지 가세한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해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며 “소재와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면서도 가격을 작년 시즌보다 낮춰 실용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