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환 구정마루 사장, 소재·디자인·컬러 다양한 '8색조 마루'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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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기업인 탐구지난달 하순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 코리아빌드전시회에 설치한 구정마루(대표 조문환·62) 부스엔 닷새 동안 관람객이 1만2000명 이상 몰렸다. 이 회사의 조문환 대표는 “하루평균 2000~3000명이 찾아와 성황을 이뤘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관람객이 몰린 건 다양한 디자인 때문이다. 이 전시회에선 신제품 10여 종을 포함해 약 100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소비자 눈길을 끈 대표적인 제품은 ‘뉴트로패턴’과 ‘헥사곤’ ‘믹스매치’ 등이다. 전시장 외부를 장식한 뉴트로패턴은 핑크 오렌지 그린 골드 회색 등 8가지 색을 입힌 제품이다. 단순한 바닥재가 아니라 미술작품 같은 느낌이 든다.헥사곤은 육면체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된 제품이다.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믹스매치는 ‘나만의 공간’을 꾸미려는 소비자가 제안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만든 제품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맞춤형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제품이다. 예컨대 원목마루 중간중간에 블루와 레드의 색깔을 입혀 포인트를 주는 방식이다. 조 대표는 “갈수록 개성 있는 공간을 꾸미려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이런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바닥재는 목재종류 디자인 컬러 패턴을 조합하면 모두 300여 종에 이른다. 마룻바닥재 업체들이 대개 수십 종의 구색을 갖춘 데 비해 이 회사는 이보다 훨씬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예컨대 ‘프레스티지’란 신제품은 합판에 원목 베니어를 덧댄 마룻바닥재다. 이때 표면에 ‘딥브러싱 작업(칫솔질같은 공정을 통해 표면을 깊게 파내는 것)’을 통해 입체감을 낸 제품이다. 이 작업을 하면 목재표면의 약한 부분이 사라지고 이 부분에 코팅 처리를 통해 색다른 느낌이 난다. 이때 사용한 원목은 굴참나무, 호두나무, 물푸레나무, 티크, 단풍나무 등 13종에 이른다.조 대표는 “프레스티지는 원목마루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5년 동안 개발한 제품”이라며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혔지만 전사적인 힘을 모아 완성했다”고 말했다. 시공 패턴도 일자, 헤링본(청어 뼈), 쉐브론(모자), 헥사곤(육면체) 등 다양하다. 이런 여러 가지 패턴으로 시공할 수 있어 소비자로선 다양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조 대표는 “단순한 디자인의 마룻바닥재는 간격을 맞춰 바닥을 시공하면 끝나지만 헤링본, 쉐브론 스타일의 디자인은 시공할 때 마루와 마루의 접합 부위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데다 여러 가지 색을 섞어 시공하려면 품이 50% 이상 더 든다”고 말했다. 시공이 복잡하다는 것은 인건비가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뜩이나 인건비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생산과 시공에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을 선택하기란 기업인으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조 대표가 이를 밀어붙이는 것은 특히 신혼부부 등 젊은 소비자 가운데는 기존 제품 중에서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제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을 정도로 인테리어에 대한 개성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 충주 출신인 조 사장은 대학 졸업 후 외국 기업에 근무하다 지인의 권유로 마루 분야에 뛰어들었다. 1994년 설립된 구정마루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그 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출이 격감하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새 매출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작년 매출이 약 950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
조 대표는 “이런 매출 증가는 다양한 디자인 개발과 그동안의 건설경기 호황에 따른 것”이라며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축적된 노하우를 토대로 영업을 기업 간 거래(B2B)에서 소비자 판매(B2C)로 전환해 마룻바닥재 디자인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