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전용물 제작에 동시방영까지…TV채널들, 콘텐츠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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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장으로 몰려드는 TV·연예인‘모든 길은 유튜브로 통한다’고 할 만큼 유튜브 세상이다. 모바일 혁명에 휘청거리던 TV 채널과 TV 속 스타들도 살길을 찾아 ‘유튜브 러시’에 합류하고 있다. ‘맛보기 동영상’ 정도를 올리던 TV 채널들이 제대로 된 분량의 유튜브 전용 콘텐츠를 ‘작심하고’ 만들거나, TV와 동시 공개(방영)하는 모험도 시도한다. 한정된 방송 시간과 팬과의 엷은 접점이 늘 아쉽던 연예인들도 본격 ‘유튜브 열차’에 올라타고 있다. 전통 매체 TV를 변화시키는 유튜브 현상을 들여다봤다.
음악전문 TV채널 Mnet은 지난 5일 국내 방송 채널 최초로 유튜브로부터 ‘다이아몬드 버튼’을 받았다. 다이아몬드 버튼은 구독자 수 1000만 명을 넘어서면 부여받는 유튜브 최고 등급 인증이다. Mnet이 유튜브에서 운영하고 있는 4개 채널 중 하나인 ‘Mnet K-POP’ 구독자 수가 1000만 명을 돌파한 것. 이 채널엔 ‘엠카운트다운’ 등 TV에서 방영된 프로그램의 무대 영상, 특정 출연자 영상만 유튜브용으로 따로 편집해 올린다. 해외 팬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TV 못지않은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해외 팬 확보, TV로 관심 돌리기 전략
TV 채널들이 강력한 경쟁 플랫폼인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과거엔 예고 영상을 올리는 정도였다. 이젠 다양한 방식으로 유튜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예고도 분량을 대폭 늘려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편집해 유통한다. 아예 TV 프로그램과 연계해 유튜브 전용 오리지널 콘텐츠도 만든다. 방송 전체를 TV와 유튜브에서 동시공개하거나, 유튜브를 소재로 TV 프로그램도 제작한다. TV 채널만으로는 접근하기 힘든 해외 팬들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또 TV보다 유튜브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유튜브를 통해 먼저 공략한 뒤 다시 TV로 관심을 유도한다.
Mnet은 또 다른 채널 ‘M2’를 통해 디지털용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엠카운트다운’ 등 TV 프로그램에 나온 아이돌의 직캠(자신이 직접 캠코더로 찍은 동영상)을 올리는 ‘MPD직캠’이 대표적이다. MPD직캠 조회 수는 5억 뷰를 돌파했다. Mnet을 운영하는 CJ ENM 관계자는 “예전엔 유튜브 등 디지털 플랫폼을 TV 채널의 단순한 마케팅 창구로 여겼다면 이젠 디지털을 독립적인 채널로 인식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용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물론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는 인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를 드라마로 만든 ‘기억, 하리’를 TV 채널과 유튜브 채널에서 동시 방영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를 이용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 ‘신비아파트’에서 ‘싱어롱 콘텐츠(영상을 보며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콘텐츠)’인 ‘할로윈이야’를 따로 제작해 유튜브에 공급하기도 한다. 조회 수는 600만 뷰를 넘어섰다.
뉴스도 유튜브로 24시간 중계유튜브를 TV 프로그램 소재로 삼는 작품도 늘어나고 있다. KBS는 배우 이덕화를 내세워 유튜브에 ‘덕화티비’ 채널을 열고 같은 이름의 예능 프로그램을 TV에서도 방영한다. 이덕화의 콘텐츠를 유튜브에 올리고, 크리에이터가 되는 과정을 TV에서 공개하는 방식이다. tvN은 예능 ‘내 손안에 조카티비’는 ‘뚜아뚜지’ 등 키즈 크리에이터들을 소개한다. 유튜브 전용 콘텐츠를 만들어 ‘뚜아뚜지TV’에 올리기도 한다.
예능뿐 아니라 뉴스까지 유튜브로 방영한다. SBS는 다음달 24시간 유튜브 뉴스 라이브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8뉴스’ 메인 앵커 김현우 등이 나선다. SBS 관계자는 “유튜브는 20~30세대는 물론 40대에게도 영상 콘텐츠 제1 플랫폼이 됐다”며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유튜브 뉴스 채널에 도전하고 뉴미디어 전용 스튜디오도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