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내주부터 대우조선 실사…해양플랜트 부실 들여다본다

노조 "실사단 방문 막을 것"
지난 8일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맺은 현대중공업이 이르면 다음주부터 대우조선해양 실사에 들어간다. 해양플랜트 등에 숨겨진 부실이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사내 재무팀 인력이 외부 법무법인 등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실사를 준비하고 있다.현대중공업은 실사 과정에서 배를 실제로 인도하는 마지막 시점에 선주로부터 선박 대금의 절반 이상을 받는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의 계약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헤비테일 방식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조선업 동반 침체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편화됐다. 이 때문에 조선사들은 배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금융권에서 빌려 쓰고 나중에 대금을 받아 메우게 됐고, 이는 조선업계 부실로 이어졌다.

하지만 매각에 반대하는 대우조선 노조가 현대중공업 실사를 저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현장 실사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대우조선 노조는 서울 다동 서울사무소와 거제 옥포 조선소를 봉쇄해 실사단의 방문을 막을 계획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2008년에도 한화그룹의 인수 추진에 반발하며 실사 거부 운동을 한 적이 있다. 한화그룹은 노조의 방해로 결국 실사를 하지 못했고 2009년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조선업황 회복 속에 대우조선의 경영 실적은 개선되는 추세다. 대우조선은 이날 앙골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이동식 원유 시추선) 2기 중 1기에 대한 인도 서명식을 열었다. 인도 대금 4600억원도 받았다. 나머지 1척도 상반기 중 인도를 마칠 예정이어서 총 9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대우조선은 작년 1조248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0년(1조5032억원) 이후 8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복귀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정확한 실사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