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총격, 테러범 온라인 생중계까지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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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2곳 총격
피해자 대부분 이민자, 난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중심부 이슬람 사원 두 곳에서 총격전이 발생해 49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15일 현지 언론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피해자 대부분은 이민자나 난민이었다"며 "경찰은 현재 용의자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사건은 이날 낮 1시 40분께 알 누르 이슬람 사원에서 시작됐다.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성이 들어와 마구 총격을 가했고, 곧이어 인근의 린우드 이슬람 사원에서도 총격이 가해졌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더 있는지 수사하는 한편, 총격이 일어난 이슬람 사원 외에 추가 총격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곳도 수사 중이다.
피해 규모가 컸던 이유는 테러범이 이슬람 사원들이 많이 모이는 기도시간을 택했기 때문. 뿐만 아니라 총에 카메라를 달고 17분 동안 테러 상황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해 충격을 안겼다. 영상 속에는 남성이 이슬람 사원으로 차를 몰고 가 트렁크에서 소총을 꺼내 들고, 사원 안에 들어가 무작위로 총격하는 순간이 담겨 있다. 바닥에 희생자들이 쓰러지는 모습까지 찍는 것은 물론, 2차례이 총격 후 "겨냥할 시간도 없었다. 타깃이 너무 많았다"는 말까지 남겼다.
뉴질랜드는 '테러 청정국'으로 불렸던 곳. 그중에서도 크라이스트처치는 동해안 캔터베리 평야 중앙에 위치한 뉴질랜드 3대 도시로서, 일명 '정원도시'(Garden City)으로 불리며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한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뉴질랜드에서 총기를 소유하기 위해선 범죄 활동 전력과 정신 건강, 안전 프로그램 참석, 총기 사용 이유 설명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면허가 발급된다. 2007년 이후 총기 살인은 2009년 한 해를 제외하고 매년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저신다 아던 총리는 "뉴질랜드 역사상 최악의 날"이라며 "매우 이례적이며 전례없는 폭력 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모든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뉴질랜드 경찰의 지시에 따라 집밖으로 이동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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