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특검 수사결과 '뚜껑' 열리나…美하원 "전체 공개하라" 압박

420대0으로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구속력 없어 법무장관 압박용 분석도
특검 수사종료 임박한 가운데 공화 장악한 상원서는 통과 불투명
막바지에 다다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를 공개하라는 미국 정치권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미 하원은 14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앞으로 법무부에 제출될 뮬러 특검의 수사결과 최종보고서를 의회는 물론 일반에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420명, 반대 0명으로 가결했다고 로이터와 AP 통신이 보도했다.

공화당의 보수 강경파 그룹인 '프리덤 코커스' 소속 의원 중 4명이 기권표를 던졌을 뿐 사실상 만장일치에 가까운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각종 의혹을 조사 중인 미 하원 6개 상임위원장이 발의한 이 결의안은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뮬러 보고서의 전체 내용을 일반에 공개하고, 모든 자료를 의회에 제출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제리 내들러(민주) 하원 법사위원장은 "대통령이 러시아 관련 수사를 1천100번 이상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시국에 의회가 완전한 투명성의 원칙을 옹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결의안은 구속력이 없어 바 장관에게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라는 압박을 가하는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법무부 규정에 따르면 특검 수사를 감독하는 법무장관은 특검 보고서 내용을 얼마나 많이 공개할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다.전체 공개 여부는 바 장관의 재량권이라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도 대부분 결의안에 찬성하기는 했으나, 민주당과는 온도차를 보였다.

하원 법사위 공화당 간사인 더그 콜린스는 이날 통과된 결의안이 바 장관에게 보고서 전체의 공개 여부에 대한 선택권을 준다는 규정을 재확인한 정도에 불과하다며 "바 장관은 인준 청문회에서 의회와 대중을 상대로 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했고, 당시 입장에서 후퇴했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상원 인준 청문회 때 바 장관은 특검 수사결과를 가능한 한 많이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나, 보고서 전체를 공개하겠다는 약속까지는 하지 않았다.

뮬러 특검의 수사 종료가 임박했다는 신호가 잇따르는 가운데 보고서 전체 공개를 요구하는 하원 결의안의 압도적인 통과는 트럼프 행정부에 공개 범위를 둘러싼 고민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특검팀은 그동안 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앤드루 와이즈먼 검사가 곧 떠난다고 발표해 최종보고서 제출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에 무게를 실었다.

지난 2017년 5월 수사를 시작한 뮬러 특검팀은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 등을 정조준하며 지금까지 개인 34명과 3개 기업을 형사 기소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공모나 사법방해는 결코 없었다며 특검 수사를 가리켜 "마녀사냥"이라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한편, 하원과 달리 상원에서는 특검 보고서 전체 공개를 요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공화당이 상원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가까운 린지 그레이엄(공화) 의원이 상원 법사위원장을 맡아 길목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하원 결의안 채택 직후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상원에서 곧바로 이 결의안을 구두로 만장일치 의결할 것을 제안했으나, 그레이엄 위원장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그레이엄 위원장은 이 결의안에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을 수사할 특별검사 임명을 촉구하는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