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테러범 살인죄로 기소돼…피해자 추모·연대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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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차고 법정에 나와 '백인우월주의 표시'…경찰 "추가 기소할 것"
아던 총리 "총기법 바뀌어야" 규제강화 예고…각국 정상 '애도 릴레이'
희생자·가족 향한 추모·연대 움직임…24시간 만에 크라우드 펀딩 25억원 모금뉴질랜드 이슬람사원 총격 테러 용의자인 호주 국적의 브렌턴 태런트(28)가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고 외신들이 16일 전했다.특히 그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 5정은 모두 합법적으로 소지한 것으로 파악돼 뉴질랜드 정부가 총기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AP, AFP, 로이터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찍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지방법원에 출석했다.
하얀색 죄수복 차림에 수갑을 찬 모습으로 전날 체포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태런트는 백인우월주의를 상징하는 손가락 표시를 하기도했다.판사가 그에게 적용할 살인 혐의를 낭독하는 동안에는 무표정하게 앉아있었다.
총격범의 첫 법정 신문은 1분여 만에 끝났고, 4월 5일 다시 출석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현재로서는 혐의가 살인 하나뿐"이라면서 "추가기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태런트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보도했다.
전날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2곳을 공격해 모두 49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런트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 5정 가운데 2정은 반자동 소총, 2정은 산탄총(shotgun)으로 확인됐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그가 A등급의 총기면허를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이를 통해 합법적으로 총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바로 우리의 총기 법이 바뀌어야 할 때"라며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뉴질랜드 테러범 총기 5정 '합법 소지'…살인죄로 기소/ 연합뉴스 (Yonhapnews)경찰은 태런트가 거주했던 뉴질랜드 동남부 도시 더니든의 한 주택을 수색해 자동차에서 사제폭탄(IEDs) 2개를 발견하고 이를 해체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런트는 당초 더니든의 이슬람사원을 범행 대상으로 고려하다가 크라이스트처치의 다른 사원 2곳으로 타깃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태런트 외에 체포한 2명에 대해서도 연루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번 테러와 관련해 모두 4명을 체포했으나, 이 중 1명은 자신이 가진 총기로 경찰을 도우려 한 것으로 조사돼 바로 석방했다.
아던 총리는 "체포된 나머지 2명이 이 사건에 직접 연루돼 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태런트를 포함한 용의자 3명 모두 범죄 전과가 없고, 뉴질랜드나 호주에서 감시대상에 오른 적이 없다고 아던 총리는 덧붙였다.
현재까지 집계된 테러 사망자 명단에는 파키스탄,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국민 등이 포함됐다고 뉴질랜드 정부가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와 다수의 파키스탄인 등 일부 희생자들의 신원도 친척과 목격자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또 다수의 팔레스타인인이 실종 상태이며, 요르단 외교부는 자국 시민 2명이 이번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40여명의 부상자 중에서도 4살짜리 아이 1명을 포함해 모두 2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세계 각국에서 애도의 메시지도 쇄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애도의 뜻을 표명하고 아던 총리와 직접 통화해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어려운 시간에 뉴질랜드인의 곁에 있을 것"이라며 "무슬림에 대한 공격은 뉴질랜드 민주주의와 개방, 관용의 사회에 대한 공격과 같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위터에 "갈수록 늘어나는 인종차별과 이슬람 혐오의 최근 사례"라면서 "이 개탄할 행위의 목표물이 된 이슬람 세계와 뉴질랜드인에게 터키를 대표해 조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이런 테러 공격이 늘어나는 것은 9·11 이후 퍼진 현재의 이슬람 공포증 탓"이라면서 "모든 테러 행위에 대해 13억 무슬림이 집단으로 책임을 떠안고 있다"고 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세계적으로 이슬람 혐오에 대응하고 모든 형태의 폭력적인 극단주의를 뿌리 뽑기 위해 더 잘 협력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뉴질랜드에서도 이번 총격사건 피해자와 가족을 향한 추모와 연대의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사건 현장인 이슬람사원 인근 도로에는 꽃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피해자 가족 등을 돕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과 '할랄 음식'(이슬람 율법에 맞는 음식) 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참사 현장 인근에 사는 요티 로아누 씨와 그 아내는 페이스북에 피해자 가족을 위해 할랄 음식 기부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그 결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할랄 음식이 로아누 씨 부부에게 전해졌고, 로아누 씨는 결국 더 이상 음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글을 올려야 했다.
피해자 지원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 중이다.
사건 발생 24시간 만에 320만 뉴질랜드 달러(약 24억9천만원)가 2건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였다.
그러나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1%에 불과한 무슬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셰이크 아사드 씨는 AFP 통신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뉴질랜드에서는 문을 열어 놓은 채 밖에 나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한다.어디선가 더 많은 사람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아던 총리 "총기법 바뀌어야" 규제강화 예고…각국 정상 '애도 릴레이'
희생자·가족 향한 추모·연대 움직임…24시간 만에 크라우드 펀딩 25억원 모금뉴질랜드 이슬람사원 총격 테러 용의자인 호주 국적의 브렌턴 태런트(28)가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고 외신들이 16일 전했다.특히 그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 5정은 모두 합법적으로 소지한 것으로 파악돼 뉴질랜드 정부가 총기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AP, AFP, 로이터통신과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찍 뉴질랜드 남섬 최대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 지방법원에 출석했다.
하얀색 죄수복 차림에 수갑을 찬 모습으로 전날 체포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태런트는 백인우월주의를 상징하는 손가락 표시를 하기도했다.판사가 그에게 적용할 살인 혐의를 낭독하는 동안에는 무표정하게 앉아있었다.
총격범의 첫 법정 신문은 1분여 만에 끝났고, 4월 5일 다시 출석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현재로서는 혐의가 살인 하나뿐"이라면서 "추가기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태런트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보도했다.
전날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사원 2곳을 공격해 모두 49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런트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 5정 가운데 2정은 반자동 소총, 2정은 산탄총(shotgun)으로 확인됐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그가 A등급의 총기면허를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이를 통해 합법적으로 총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바로 우리의 총기 법이 바뀌어야 할 때"라며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뉴질랜드 테러범 총기 5정 '합법 소지'…살인죄로 기소/ 연합뉴스 (Yonhapnews)경찰은 태런트가 거주했던 뉴질랜드 동남부 도시 더니든의 한 주택을 수색해 자동차에서 사제폭탄(IEDs) 2개를 발견하고 이를 해체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런트는 당초 더니든의 이슬람사원을 범행 대상으로 고려하다가 크라이스트처치의 다른 사원 2곳으로 타깃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태런트 외에 체포한 2명에 대해서도 연루 여부 등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번 테러와 관련해 모두 4명을 체포했으나, 이 중 1명은 자신이 가진 총기로 경찰을 도우려 한 것으로 조사돼 바로 석방했다.
아던 총리는 "체포된 나머지 2명이 이 사건에 직접 연루돼 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태런트를 포함한 용의자 3명 모두 범죄 전과가 없고, 뉴질랜드나 호주에서 감시대상에 오른 적이 없다고 아던 총리는 덧붙였다.
현재까지 집계된 테러 사망자 명단에는 파키스탄,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국민 등이 포함됐다고 뉴질랜드 정부가 밝혔다.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와 다수의 파키스탄인 등 일부 희생자들의 신원도 친척과 목격자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또 다수의 팔레스타인인이 실종 상태이며, 요르단 외교부는 자국 시민 2명이 이번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발표했다.
40여명의 부상자 중에서도 4살짜리 아이 1명을 포함해 모두 2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세계 각국에서 애도의 메시지도 쇄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애도의 뜻을 표명하고 아던 총리와 직접 통화해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어려운 시간에 뉴질랜드인의 곁에 있을 것"이라며 "무슬림에 대한 공격은 뉴질랜드 민주주의와 개방, 관용의 사회에 대한 공격과 같다"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트위터에 "갈수록 늘어나는 인종차별과 이슬람 혐오의 최근 사례"라면서 "이 개탄할 행위의 목표물이 된 이슬람 세계와 뉴질랜드인에게 터키를 대표해 조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이런 테러 공격이 늘어나는 것은 9·11 이후 퍼진 현재의 이슬람 공포증 탓"이라면서 "모든 테러 행위에 대해 13억 무슬림이 집단으로 책임을 떠안고 있다"고 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세계적으로 이슬람 혐오에 대응하고 모든 형태의 폭력적인 극단주의를 뿌리 뽑기 위해 더 잘 협력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뉴질랜드에서도 이번 총격사건 피해자와 가족을 향한 추모와 연대의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사건 현장인 이슬람사원 인근 도로에는 꽃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피해자 가족 등을 돕기 위한 크라우드 펀딩과 '할랄 음식'(이슬람 율법에 맞는 음식) 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참사 현장 인근에 사는 요티 로아누 씨와 그 아내는 페이스북에 피해자 가족을 위해 할랄 음식 기부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그 결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할랄 음식이 로아누 씨 부부에게 전해졌고, 로아누 씨는 결국 더 이상 음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글을 올려야 했다.
피해자 지원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 중이다.
사건 발생 24시간 만에 320만 뉴질랜드 달러(약 24억9천만원)가 2건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였다.
그러나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1%에 불과한 무슬림들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셰이크 아사드 씨는 AFP 통신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뉴질랜드에서는 문을 열어 놓은 채 밖에 나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한다.어디선가 더 많은 사람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